예제관이 서산대사의 위패를 모시는 행렬 해남군청 제공
임진왜란 때 승병장 서산대사 휴정(1520~1604)의 탄신 500돌을 맞아 전남 해남에서 서산대제가 열린다.
해남군은 “서산대사 탄신 500돌을 기리는 서산대제가 27일 오전 9시30분~낮 12시30분 두륜산 대흥사의 표충사 일원에서 펼쳐진다”고 26일 밝혔다. 행사는 해탈문~표충사 구간에서 예제관이 위패를 봉송한 뒤 유교식으로 봉행하는 국가제향으로 시작된다. 이어 불교식 제향으로 서산대사 행장 소개, 반야심경 독경, 헌향과 법어, 호법의승 추모재 등 순으로 법요식을 진행한다.
서산대사는 임진왜란 때 73살로 팔도도총섭을 맡았다. 전국에 격문을 돌려 모은 승병 1500여명을 이끌고 평양성 탈환 전투에 나갔다. 이후 85살에 묘향산에서 입적하면서 의발을 ‘만세 동안 훼손되지 않을 땅’ 두륜산 대흥사에 전하라고 유언했다. 그의 유지에 따라 가사와 발우, 염주, 교지 등을 대흥사에서 보관해왔다.
그를 배향하기 위해 대흥사에는 표충사, 평북 향산의 묘향산 보현사엔 수충사라는 유교식 사당을 두고 있다. 조선 정조는 13년 서산대사 휴정 등 승군의 충의를 기리기 위해 표충사를 건립하고 친필로 현판을 내렸다.
조선시대에 이어지던 국가제향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중단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분단 이후 대흥사는 1978년 서산대사 유물전시관을 열고, 2012년부터 예제관 행렬과 제향 순서를 고증한 서산대제를 치러왔다. 올해는 애초 탄신일인 지난 4월18일(음력 3월26일) 제향을 준비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미뤄오다 상반기 안에 봉행하기로 해했다.
대흥사 주지 성해법상은 “500돌을 맞아 표충사와 수충사에서 봄 가을에 번갈아 서산대사를 배향하는 교류를 추진했으나 최근 남북관계 경색으로 성사하지 못해 아쉽다. 남북이 공유한 역사와 위인을 함께 선양하는 사업을 지속해서 발원하려 한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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