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을 지향하는 청년식당이 지난달 25일 전북 익산시에 문을 열었다. 개소식에서 떡케이크를 자르는 모습. 익산시 제공
“가장 큰 변화는 이제 꿈과 목표가 생겼다는 것입니다.”
지난달 25일 전북 익산시 신동에 문을 연 청년식당. 이곳에서 일하는 시설퇴소 청소년 6명은 요즘 힘들지만 희망이 있다. 이 식당은 시설을 나온 뒤 오갈 데 없는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집밥과 편안하게 쉴 공간을 제공한다. ‘잘 먹고 잘 놀자. 우리들의 세상에서’를 내건 청소년을 위한 사회적경제 자립모델인 것이다.
이 사업의 출발은 안윤숙(52) 사회적협동조합 청소년자립학교 이사장의 노력에서 시작했다. 아동보호 치료시설에 입소하는 청소년의 자립에 관심이 많은 그가 2017년 원광대 사회적경제연구센터, 경기도 양주의 아동보호 치료시설 ‘나사로 청소년의 집’ 등과 함께 시설퇴소 청소년들의 자립모델을 만들기로 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나눔과 꿈’ 사업에 선정됐다.
시설퇴소 청소년이 함께 거주하는 셰어하우스, 사회적협동조합 청소년자립학교, 직장으로의 청년식당이 서로 연결돼 이들의 자립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1월 문을 연 셰어하우스는 동고동락하는 아이들과 함께 한다. 청소년자립학교는 지난해 9월 익산시 모현동에 자리잡았다. 올해 3월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받은 이 학교는 시설퇴소 청소년에게 부족하기 쉬운 사회성 향상과 학력 신장 등 기초역량 강화에 중점을 뒀다. 청년식당은 이들의 일자리창출과 창업지도 등을 위해 최근 문을 열었다. 앞으로 2021년에 청년카페, 2022년에 청년식당 2호점을 계획하고 있다.
청년식당이 지난달 25일 전북 익산에 문을 열었다. 안윤숙 사회적협동조합 청소년자립학교 이사장이 말하고 있다. 익산시 제공
청년식당은 수익금의 사회 환원을 원칙으로 해 보통의 음식점과 다르다. 따뜻한 집밥을 지향한다. 주로 점심에는 가정식 백반을, 저녁에는 예약손님에게 삼겹살과 갈비 등을 제공한다. 지역내 청소년에게는 음식을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특히 식재료를 수급받는 과정에서 지역의 소농들이 재배한 채소를 사용한다. 60~70대 노인들이 정성껏 재배한 깻잎과 고추 등을 활용한다.
청소년들은 서빙, 설거지, 요리보조 등을 맡고, 안윤숙 이사장 등은 조리를 맡고 있다. 이제 문을 연 지 1주일 밖에 안 돼 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하지만 여기 청소년들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요리사·바리스타 등 미래를 꿈꾸고 있다. 안 이사장은 “힘든 것을 잘 참지 못하는 요즘 아이들이 며칠도 못 버티고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이들이 월급을 받으면서 꿈을 키우고 있다. 우리의 모델이 성공적으로 안착해 전국의 청소년 자립모델로 자리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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