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10일 윤호21병원 현장에서 화재 원인을 조사하기로 했다. 김용희 기자
전남 고흥읍 내 중형병원에서 새벽에 불이나 환자 등 30명이 숨지거나 다쳤다.
10일 새벽 3시42분께 전남 고흥군 고흥읍 남계리 7층짜리 중형병원인 윤호21병원 1층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ㄱ(70·여)씨와 ㄴ(70·여)씨 등 3명이 숨지고 27명이 부상을 당해 인근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출동한 119는 2층과 3층 계단에서 각각 사망자를 발견했으며 부상자 중 9명은 중상이다. 부상자 대부분은 연기를 흡입해 고흥병원, 녹동현대병원 등 병원 5곳으로 이송됐다. 이 불은 2시간30여분 만인 오전 6시1분께 완전히 꺼졌다.
목격자 진술 등에 의하면 이날 불은 건물 1층 내과와 정형외과 부근에서 사이에서 일어나 위층으로 번졌다. 내부에 연기가 가득 차고 신속하게 대피하기 어려운 환자들이 많아 인명피해가 커졌다. 당시 병원에는 환자 69명, 의료진 7명, 보호자 10명 등 86명이 머물고 있었다. 이들 가운데 20명은 1층 출입문을 통해 스스로 빠져나왔지만, 나머지는 5층과 옥상으로 피한 뒤 사다리차로 구조됐다.
소방당국은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장비 35대와 소방인력 450명을 동원해 진화에 나섰다. 소방당국은 초기 불길을 잡은 뒤 3차례 걸쳐 인명 수색과 구조 활동을 펼쳤다. 진화 이후에는 발화 지점을 중심으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다.
화재 현장을 조사하고 있는 고흥소방서는 이 병원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아 인명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병원은 지난해 종합 병원에서 일반 병원(2차 의료기관)으로 분류돼 소방법상 스프링클러설치 의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내부에는 소화전 8개, 자동 화재 탐지 설비, 소화기 등은 있었다.
10일 새벽 불이나 3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전남 고흥군 고흥읍 윤호21병원 현관 안쪽으로 새까맣게 탄 집기들이 보인다. 김용희 기자
전남소방본부 쪽은 “전기적 요인으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 고흥과 인근의 소방력을 동시에 투입해 진화와 수색을 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 환자가 많은 병원에서 새벽 시간에 불이 나는 바람에 인명피해가 컸다”고 전했다.
불이 나자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도 이날 “전남도와 고흥군, 소방·경찰 등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화재진압과 인명구조에 총력을 다 해 달라”고 지시했다.
고흥읍에서 두번째 큰 규모로 알려진 이 병원은 버스터미널 부근에서 지상 7층, 지하 1층 연면적 3210.6㎡ 규모로 운영해왔다. 병실 26실에 환자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중형급이다.
김용희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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