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종주산행의 출발점인 구례 성삼재 주차장. 국립공원관리공단 누리집
주말 자정께 서울을 출발해 지리산 성삼재까지 운행하는 우등버스 노선이 신설된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지리산 탐방객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지리산을 두고 이웃한 두 지방정부는 사이가 서먹해지고 있다.
경남 함양지리산고속은 “24일부터 동서울터미널~함양터미널~인월터미널~구례 성삼재를 오가는 28인승 우등버스를 운행한다”고 15일 밝혔다. 주말 두차례 동서울에서 밤 11시50분, 성삼재에서 오후 5시10분에 출발한다. 요금은 3만4400~3만7800원이다. 이 회사가 기존 하루 6회 운행하던 동서울~백무동 노선은 5회로 줄어든다.
경남도는 지난달 25일 이 회사의 노선변경을 인가했다. 도는 “지리산에 접근하기 편해져 수송 수요가 충분하다. 탐방객들이 시간, 비용, 체력을 아낄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노선변경 신청을 접수한 도는 경유지 시·도와 협의했는데, 전남도는 “산악이 험하고 기상이 나쁘다. 환경오염도 우려된다”며 반대했다. 이에 도는 국토교통부에 조정을 신청했고,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노선변경을 받아들였다.
새로운 우등버스 노선 인가에 전남도와 구례군은 발끈했다. 기존 한밤 산행객들은 주로 열차를 타고 내려와 구례구역에서 택시나 버스를 이용해 성삼재까지 이동했기 때문이다. 구례군은 16일 단체·기관 26곳이 참여하는 서울~성삼재 버스노선 승인반대 대책회의를 열어 결의문을 내기로 했다. 임채덕 군 행정팀장은 “(새 우등버스) 기·종점이 구례인데 개통까지 전혀 몰랐다. 관통도로를 폐쇄하거나 전기차를 도입하려던 지리산 보전정책이 흔들릴 수 있다”고 걱정했다. 구례군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편의성만 고려하면 지리산 남사면 상권이 위축되는 등 피해가 난다. 구례엔 매연만 남는 거 아니냐”는 한숨이 나온다.
전남도도 노선 인가 철회를 촉구하는 공문을 경남도에 발송하기로 했다.
안관옥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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