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 하의도 당두항~도초도 시목항에 취항하는 공영 여객선 슬로시티3호. 신안군 제공
섬들로 구성된 전남 신안군이 여객선 공영제를 확대하고 있다.
신안군은 22일 “연안 뱃길은 해상도로, 여객선은 대중교통으로 봐야 한다. 선사의 수익보다 주민의 편익을 우선하는 여객선 공영제를 지난해 7월부터 도입해 한해 만에 직영 선박을 3척으로 늘렸다”고 밝혔다. 군은 “지난해 4월 천사대교 개통 뒤 여객선 노선이 전면 개편됐다. 이 과정에서 접근성이 떨어졌던 일부 뱃길을 공영 노선으로 바꿔 섬 주민이 더 안전하고 쾌적하게 오갈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군은 오는 24일 하의도 당두항~도초도 시목항 구간에 하루 4차례 왕복하는 공영 여객선 슬로시티 3호를 취항한다. 이 노선은 애초 목포항을 거쳐 90㎞였던 뱃길을 9㎞로 단축했다. 뱃시간도 4시간에서 45분으로 줄었다. 130t급 차도선인 이 배에는 여객 159명, 승용차 17대를 한꺼번에 실을 수 있다. 군은 이 배를 14억원을 들여 매입하고, 한해 운영비 8억원 책정과 운용 인력 7명 고용 등 공공투자를 했다.
군은 지난 4월에는 지도 송도항~병풍도 보기항을 잇는 6.8㎞ 구간에 슬로시티 2호를 투입했다. 162t급 여객선으로 하루 5차례 왕복한다. 군은 12사제 순례길 조성으로 방문객이 늘어나 주민이 불편을 겪자 노선을 7억원에 인수해 운항횟수를 늘렸다.
앞서 군은 지난해 7월 증도 우전항~자은도 고교항 구간에 슬로시티호를 투입하며 전국에서 처음으로 여객선 공영제를 시행했다. 노선 신설로 주민의 이동 거리는 75㎞에서 4.5㎞로 줄었다. 군은 281t급 여객선을 건조하는 데 35억원을 들이는 등 과감하게 투자했다. 군 해상교통계 김송현씨는 “공영제 구간에선 운임도 여객 1천워, 차량 2천원으로 책정하고, 운항 횟수도 늘렸기 때문에 주민들이 편해졌다”고 전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운영비와 인건비 등 적지 않은 예산이 들어가지만 정시에 운행하고 서비스가 좋아졌다는 등 반응이 나온다. 정부가 신안을 시범지구로 잘 살핀 뒤 전국의 연안으로 여객선 공영제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객선 공영제는 영국·일본 등에서 시행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처음 추진하는 제도다. 해양수산부는 세월호 참사 뒤인 2014년 9월 여객선 공영제 계획을 발표했고,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017년 5월 인천에서 대선후보 유세를 하면서 여객선 공영제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전국 섬주민협의회는 지난해 9월 청와대 누리집에 ‘섬 주민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여객선 공영제를 시행하라’는 청원을 진행한 바 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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