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8일 오후 광주 서구 운천초등학교에서 6학년 학생들이 첫 등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10년 동안 근무한 초등학교 배움터지킴이가 퇴사 직후 열악한 처우에 항변하는 진정서를 노동당국에 제출했다.
전남 화순의 ㅇ초등학교에서 2011년부터 배움터지킴이로 근무했던 ㄱ(73)씨는 최근 학교장을 최저임금법 위반 등 혐의로 조사해달라고 광주고용노동청에 진정했다. ㄱ씨는 근무 중 애초 업무인 교내 순찰과 학생 지도뿐 아니라 교장 관사 풀 뽑기와 가지치기, 농구대 페인트칠하기, 교실 선풍기·에어컨 청소, 학교 등기·택배 관리 등 온갖 일들을 처리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외부인 출입 통제와 출입자 발열 검사, 마스크 착용 확인 등 업무가 늘어나 정신적 압박을 받았다.
ㄱ씨는 “학교장이 활동일지에 이런 내용도 쓰느냐는 말을 자주 했다. 지난 5월 퇴직한 뒤에야 근로계약에 어긋나는 부당 업무임을 알았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해 보수는 145일짜리 봉사직이라는 이유로 일당 3만8천원에 그쳤다. 당시 최저임금인 6만6800원의 56.8%에 불과한 액수다.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서울, 강원, 충남 등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거나 유급휴가, 퇴직금, 최저임금 등을 보장했다. 다른 지역도 ‘근로계약을 체결한 학생보호 인력’으로 인정해 처우를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 활동가 박고형준씨는 “엄연한 학교 구성원인데도 급식비조차 주지 않아 학교 식당에서 눈칫밥을 먹게 하는 현실부터 개선하라”고 했다.
학교 쪽에선 “지킴이는 최저임금 대상이 아니다. 2017년엔 착오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했고, 청소와 정리 등은 조무원 등과 함께했다”고 해명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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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터지킴이 ㄱ씨가 노동당국에 제출한 2017년 근로계약서 일부.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