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을 당한 뒤 숨진 중1 ㄱ군의 의무 기록.
전남 영광의 성추행 피해 중학생 사망 사건이 청와대 누리집에서 20만명의 청원을 받으며 진상 규명에 한발 다가섰다.
28일 전남도교육청과 피해자 ㄱ(13·중1)군 부모 등의 말을 종합하면, 청와대 누리집에 올려진 ‘학교 안 성폭력과 미흡한 대처의 진상을 규명해 달라’는 청원이 12일 만에 20만5천명을 넘어섰다. 피해자 ㄱ군의 부모는 지난 16일 청원을 올렸고 배우 이시언씨 등이 동참을 호소하면서 서명자가 부쩍 늘었다. 부모들은 지난 15일부터 전남도교육청 앞 등지에서 ‘억울한 죽음이 묻히지 않게 해달라’는 1인 시위를 벌여왔다.
전남도교육청은 영광학교폭력사고처리대책본부(본부장 허호 영광교육장)를 구성해 성추행 진상을 조사 중이다. 대책본부는 “학교에서 최소 3명 이상이 성추행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초기에 학교 쪽의 피해자와 가해자와 분리조처가 미흡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추가로 가해한 학생이 있는지, 성추행에 따른 스트레스로 사망에 이르렀는지 등은 경찰 수사와 의학적인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다. 이에 따라 대책본부는 이 학교 상담교사와 담임교사 등 2명의 징계를 학교재단에 요구하기로 했다.
전남경찰청도 성추행 발생 경위와 가해자 숫자, 피해자 상담과 사망 경위 등을 수사하고 있다.
부모들은 건강한 ㄱ군이 성추행을 당한 뒤 정신적 충격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ㄱ군은 지난 6월10~16일 밤 10~12시 기숙사 4인실 안에서 동급생 4명한테 8차례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ㄱ군 부모는 19일 이를 처음 알고 학교에 알렸지만 분리조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학교에 나가지 못하던 ㄱ군은 29일 ‘가해자는 학교에 다닌다’는 말을 듣고 불면과 복통 등의 증세를 보였다. ㄱ군은 이날 인근 병원을 거쳐 대학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으나 급성 췌장염 진단을 받고 끝내 회복하지 못한 채 나흘 만에 숨졌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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