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전북지역 교원단체가 문제의 인물에 대한 교장 임용 반대를 촉구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전북 익산의 한 사학법인이 급식비를 횡령한 혐의로 8년 전 징역형을 선고받은 인물을 재단의 학교장으로 앉히려 하자 교육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전교조 전북지부는 18일 성명을 통해 “익산의 한 사학법인이 징역형을 선고받은 이아무개씨를 해당 재단의 중학교 교장으로 추진하려고 전북교육청에 이달 초 임용보고를 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해당 학교 설립자의 아들로, 2009년 5월부터 2년여동안 위탁급식업체와 짜고 급식비 4억6천여만원을 빼돌린 사실이 적발돼 2012년 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단은 이씨에게 파면처분을 내렸다. 파면 뒤 5년이 지나 교장 임용자격을 회복하자 2017년, 재단의 고교 교장으로 복귀시켜려 했다가 학부모 등의 반발로 무산됐다. 당시 전북교육청은 법인이 해당 교장을 재임용하면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지 않고 인사위원회만 열었다는 절차상의 문제를 들어 법인이 제출한 교장임용보고서를 반려했다. 사립학교법은 징계처분을 통해 파면된 교원의 학교장 임명제학기간을 5년으로 정하고 있다.
전북지부는 “공립학교였다면 다시는 교단에 서지 못할 이가 버젓이 교장으로 임용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횡령 혐의로 징역형을 받아 파면된 인사가 다시 학교장 역할을 할 자격이 있는가. 해당 법인은 이씨의 교장 임용을 즉각 취소해야 하고, 당사자도 스스로 학교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북지부는 “전북교육청은 비리인사가 학교장이 되는 추악한 행태를 막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8월1일자로 임용한다는 공문을 이달 초에 받았는데, 사립학교법에 따른 절차상의 문제가 없으며 임용을 무효화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교육청에 없다. 하지만 도덕적·사회적 책임에 있어 문제가 있는 만큼 반송여부 등 행정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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