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민들이 지난 5월16일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 5·18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을 기리는 인형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제공
올해 제40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행사는 국민 참여는 성공적이었지만 청년들이 자유롭게 기획한 행사는 미흡했다는 의견이 나왔다.
정두용 청년문화허브 대표는 19일 광주광역시 동구 5·18기록관에서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가 연 ‘제40주년 5·18기념행사 평가확대토론회’에 참석해 “젊은 세대들이 5·18 행사를 기획하려고 해도 기성세대들의 시선 때문에 주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2015년 젊은 문화기획자가 광주 금남로에서 물총축제를 열어 논란이 일어났다. 그 기획자는 금남로와 물총이 5·18과 연관될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5·18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들이 광주정신을 기억하려면 아픔과 상처의 정서보다는 승리와 영광의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젊은 창작자들이 자유롭고 안정적으로 오월 정신을 구현할 수 있는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시에서 5·18 행사를 주도한 박창재 세종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집행위원장도 “청소년, 청년들이 동영상 제작 등을 할 때 지원만 하고 관여는 하지 않아야 한다. 5·18행사위는 공모사업을 많이 발굴해 젊은 세대들이 동영상 제작이나 그림 등을 다양하게 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고 동의했다.
19일 광주광역시 동구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열린 제40주년 5·18기념행사 평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행사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코로나19로 인해 전야제 취소 등 행사가 대폭 줄어들면서 국민이 기억할 수 있는 대표 행사가 부족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윤희 5·18행사위 평가소위원회 위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방식으로 행사가 전환된 이후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 담당 인력이 배치됐다. 전략적이고 적극적인 홍보 인력 배치가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올해 가장 돋보였던 기획은 첫선을 보인 국민행사위원 모집이 꼽혔다. 국민행사위원은 5·18행사를 함께 준비하고 온라인 등에서 5·18 진실을 알리는 활동을 했다. 또 참가비(1인당 5천원 이상)는 오월공동체상 시상금으로 쓰였다. 당초 모집 목표는 1천명이었으나 2715명이 참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토론에서는 옛 광주교도소, 옛 505보안부대 터 등 그동안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5·18사적지 탐방사업(5월9일∼17일)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다만 해설사 관리 주체가 명확하지 않았고 미흡한 안내는 개선점으로 지적됐다. 매년 5·18단체와 시민단체가 집행부를 번갈아 맡으면서 해산과 출범을 되풀이하는 5·18행사위에 대해 연계성을 지속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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