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들 잇단 마스크 ‘의무 착용’ 행정명령 발동

경기도 이어 인천·전남·광주 행정명령 발령
전북·충남은 실내만…’밀접접촉지 위주’ 지적도

20일 대구 달서구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팬데믹&대구' 전시회에서 마스크로 만든 작품을 시민들이 감상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자 지방자치단체들이 잇달아 마스크 ’의무 착용’ 행정명령을 발령하고 있다. 일각에선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하라고 하는 것보다 지역 실정에 맞춰 밀접 접촉지에서만 사용하도록 의무화하는 게 더 현실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시는 21일 실내·외에서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지금까지 대중교통 및 다중이용시설에서 실시 중인 마스크 착용 의무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시는 10월12일까지 계도기간을 거쳐 10월13일부터 단속할 예정이다. 이날 충남도도 같은 내용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마스크 의무 착용 행정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감염병 관리법에 따라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1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인천시와 전남도는 지난 20일 마스크 착용 의무화 행정명령을 발령했다. 인천에서는 실내·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시행규칙이 발효되는 10월13일부터는 마스크를 쓰지 않을 경우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을 수 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21일부터 모든 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행정명령을 내려 9월 말까지 계도기간을 거쳐 10월 이후 강력히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18일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행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전북도는 19일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발령했다. 충남도도 21일 개인 공간(집안 등)을 제외한 도내 모든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실외에서도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에선 마스크를 꼭 써야 한다. 다만 10월12일까지 계도기간으로 정하고, 이후부터 행정명령을 위반하면 행정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이 마스크 의무 착용 행정명령을 발동하는 것은 마스크 착용이 코로나19 감염 방지의 가장 효과적이고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지하철이나 버스 등 특정 구역에서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남 나주에서 논농사를 짓는 농업인 ㄱ씨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면 논이나 밭에서 일할 때 주변에 사람이 없어도 마스크를 꼭 써야 한다는 말 아니냐? 농촌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신민호 전남대 의대 교수(예방의학)는 “마스크 의무 착용 여부는 확진자 수나 확진 속도 등을 고려해 지역 실정에 맞게 신중하게 결정할 문제다. 확진자가 폭증세가 아니면 버스나 지하철 등 사람들이 밀접하게 접촉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만 마스크를 쓰도록 의무화하는 게 현실적인 조처”라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