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항방파제를 거대한 파도가 덮치고 있다. 연합뉴스
태풍이 접근한 광주·전남에선 26일 곳곳의 간판이 날아가고, 가거도 방파제 일부가 훼손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에는 이날 밤 8시까지 전남에서 36건, 광주에서 17건 등 모두 53건의 강풍 피해 신고가 들어왔다. 대부분 강한 바람을 견디지 못해 가로수가 쓰러지거나 간판 등 시설물이 떨어졌다는 내용이었다. 지역별로는 영광·무안·영암·화순 등 해안가나 고지대에 집중됐다. 태풍이 서해안 쪽으로 올라가는 밤에는 피해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태풍의 길목인 신안군 흑산도와 가거도에서도 물결이 높아져 피해가 속출했다. 임성인 가거1구 청년회장은 “집채만 한 파도가 가거도 방파제를 넘나들었다. 지난해 태풍 링링 때 부서져 복구한 방파제 일부가 또다시 유실됐다”고 전했다. 주민들은 어선들을 목포항 등으로 미리 피항시키거나 도로로 끌어올려 결박하는 등 긴장 속에 태풍을 맞았다.
태풍이 접근하면서 구례 성삼재·문척교, 곡성 성덕재 등 도로 6곳이 통제됐다. 또 초속 25㎞가 넘는 강풍이 불면서 신안군 압해도~암태도를 잇는 길이 7.2㎞의 해상교량인 천사대교의 통행도 중단됐다. 광주송정역에서 목포역을 오가는 호남선 18편과 광주송정역에서 순천역을 오가는 경전선 2편 등 열차 20편의 운행도 멈췄다.
수해지역인 구례군에서는 구례읍 5일시장과 양정마을의 상가와 주택, 문척·마산면의 농경지와 비닐하우스 등을 서둘러 점검했다. 산사태를 겪었던 곡성군도 취약지인 경사지와 하천둑, 배수지 등을 돌며 2차 피해를 막으려 애썼다.
태풍특보가 내려지면서 하늘길과 바닷길도 멈춰섰다. 이날 광주공항은 제주·김포·양양을 오가는 50편의 운항이 끊겼다. 이날 오후부터 여수·무안공항의 항공편도 모두 결항했다. 흑산도와 거문도 등을 오가는 전남지역 항로 54곳의 여객선 69척도 일찌감치 통제됐다. 조업을 중단한 어선 1만여척도 여수 국동항과 목포 내항·북항 등으로 피항했다.
전남의 해안지역 학교 80곳은 태풍 바비가 서해안을 따라 접근해오자 등교수업을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이날 원격수업을 시행한 학교는 완도 32곳, 진도 12곳, 여수 5곳, 영광 4곳 등 모두 80곳에 이른다. 태풍의 피해가 커지면 27일에는 원격수업 시행학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교육청은 이날 태풍대비 상황실을 설치해 해안지역 학교에 태풍 상황을 전파하고, 현장 대응을 지원했다.
광주지방기상청은 태풍 바비가 이날 오후 9시께 목포 서쪽 160㎞ 해상을 통과하며 신안군 흑산도와 가거도를 시속 28㎞ 속도로 스쳐 갈 것으로 예보했다. 태풍의 영향으로 광주·전남에는 초속 60m까지 매우 강한 바람이 불어 최고 10m까지 매우 높은 물결이 일고, 최대 300㎜의 매우 많은 비가 내려 농작물과 양식장에 피해가 우려된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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