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전남 신안군 압해면 한 과수원에 강한 바람을 견디지 못해 떨어진 배들이 이리저리 나뒹굴고 있다. 신안군 제공
태풍 ‘바비’의 길목이었던 전남지역은 수확기의 과일이 떨어지고, 방파제 일부가 부서지는 등 피해를 봤다.
27일 전남도의 피해조사를 보면, 태풍 바비가 지나면서 농경지 468.7㏊에서 과일이 떨어지고 벼가 쓰러졌으며, 해안을 중심으로 51곳에서 가로수와 가로등이 파손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수확기 들판은 과수 낙과 328㏊, 벼 쓰러짐 140㏊, 비닐하우스 전파 0.7㏊ 등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배 주산지인 나주에서는 재배면적 1943㏊의 5% 안팎인 100㏊에서 낙과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강풍과 파도에 따른 양식장 피해는 아직 집계하지 못했다.
해남과 여수, 목포 등 해안에서는 강풍을 견디지 못하고 가로수와 가로등, 신호등이 곳곳에서 쓰러지기도 했다. 영암군 삼호읍 한 주유소에서는 대형 간판이 도로로 떨어졌지만 다친 이는 없었다. 순천시에서는 시간당 50㎜ 안팎의 폭우가 쏟아져 가곡·연향·덕월·조례동 일대 도로가 한때 침수됐다.
27일 태풍 바비의 영향으로 파손된 전남 신안군 가거도항 방파제 일부 구간. 신안군청 제공
신안군 가거도항에서는 방파제 위쪽 콘크리트 15m가 부서지고, 주변의 사석들이 유실됐다. 공사 중인 1만t급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케이슨) 16개 중 16번째로 설치한 구조물이 하부의 사석이 쓸려가면서 원래의 위치를 이탈했다. 이 방파제는 2013년부터 해마다 태풍 피해를 반복적으로 입고 있다. 신안군은 방파제 480m 중 250m가 파손됐다고 봤지만, 전남도는 구조물의 파괴규모를 줄여서 봤다.
신안군 가거도·장도·중태도·상태도 등 4개 외딴섬 127가구는 정전으로 불안한 밤을 보냈고, 영광군 법성읍의 한 가족 5명은 주택의 지붕이 날아가는 바람에 인근 숙소로 대피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4시 태풍특보가 해제되면서 하늘길과 바닷길은 정상으로 돌아왔고, 호남선과 경전선 등 철도도 운행을 재개했다. 신안 압해도~암태도를 잇는 해상교량 천사대교는 이날 새벽 2시 통행제한을 풀었다. 이번 태풍에 따른 강우량은 순천시 승주읍 145.2㎜, 구례군 피아골 118.0㎜, 장흥군 유치면 117.5㎜ 등으로 나타났고, 순간풍속은 신안군 흑산도 초속 47.4m, 가거도 43.4m, 홍도 41.1m로 각각 측정됐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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