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예술인들이 혼불만민낭독회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지난 5일 최명희문학관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혼불> 속 문장을 써서 들고 있는 모습. 최명희문학관 제공
“우리말과 우리 혼의 무늬를 느껴보세요.”
최명희문학관이 혼불만민낭독회를 9월8일부터 30일까지 온·오프라인으로 펼친다. 이 낭독회는 소리 내 읽으면 자연스레 운율이 담겨 한 편의 시와 판소리가 되는 소설 <혼불>의 특성을 살려 애독자와 문화예술인이 소설의 문장을 쓰고 읽는다. 좋은 글로 속을 채우고 마음을 달래는 시간인 것이다. 2017년부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한국문학관협회·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으로 해마다 가을에 열리고 있다.
올해는 ‘소설 <혼불>, 100인이 읽고 쓰다’를 주제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문학주간(9∼11월)에 맞췄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오프라인이 결합한 방식으로 독자를 만난다. 온라인 행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진행한다. <혼불>에서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은 문장(문단)을 골라 직접 쓴 뒤, 글과 얼굴이 보이게 찍은 사진이나 낭독 영상을 페이스북 등에 태그와 함께 게시하고 신청서와 사진(영상)을 첨부해 20일까지 전자우편(
jeonjuhonbul@empas.com)으로 접수하면 된다.
오프라인 행사는 30일까지 최명희문학관을 방문한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다. 문학관을 배경으로 <혼불>속 문장을 직접 쓰고 읽는 모습을 촬영해 제출하는 방식이다. 참가자 중 추첨을 통해 전북지역 공예인들의 예술작품을 선물로 제공한다. 전북에서 활동하는 여러 분야의 문화예술인도 낭독회에 참여해 다채로운 목소리를 들려준다. 매주 금·토요일은 ‘캘리그라퍼와 함께하는 혼불 문장 나눔’도 진행한다.
최기우 관장은 “‘언어는 정신의 지문’이라고 강조한 최명희는 소설 <혼불>이 낱말과 문장 낱낱의 단위로도 충분히 독립된 작품을 이뤄 감동을 선사하기를 희망했다. 책을 펼치며 단정하고 우아하며 아름답고 정확한 모국어의 뼈와 살, 그리고 우리말과 우리 혼의 무늬를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하소설 <혼불>은 1998년 타계한 고 최명희 작가가 조선시대 전북 남원 지역 양반가의 몰락 과정과 3대째 종가를 지켜온 며느리의 애환을 담아 17년 동안 집필한 작품으로, 작가는 이 소설로 단재상과 호암상 등을 받았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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