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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정부 ‘원점 재검토’…암초 만난 전남권 의대 설립

등록 2020-09-07 11:46수정 2020-09-08 02:33

전남도·도의회 “전남 의료환경 개선 절박”
시민단체 “정부 설득 위해 청원 나설 터”
김영록 전남지사는 4일 의협·정부·여당의 합의가 발표되자 “전국 시도 중 유일하게 의대가 없는 전남에 의대를 최우선으로 신설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전남도청 제공
김영록 전남지사는 4일 의협·정부·여당의 합의가 발표되자 “전국 시도 중 유일하게 의대가 없는 전남에 의대를 최우선으로 신설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전남도청 제공

전남권 의대 설립이 뜻하지 않은 암초를 만났다. 주민들은 의사들의 집단휴진에 따른 정부여당과 의료계의 합의로 공공의료 정책 추진이 미뤄지자, 의대 신설이 물 건너가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전남지역 시민단체들은 “의료복지가 정치적 타협의 대상이 되면 안 된다”며 서명과 청원운동 등을 통해 정부·여당을 설득하는 한편, 지역 정치인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주문했다.

전남에선 지난 7월23일 정부 발표 뒤 전남권 의대 설립을 기정사실로 하고 설립 위치를 두고 갑론을박을 해왔다. 하지만 정부·여당·의협이 원점 재검토에 합의하면서 논의가 급속하게 냉각되는 분위기다. 애초 2022년으로 예정했던 개교 일정도 기약 없이 미뤄지게 됐다.

이에 따라 지역정치권 인사들은 전남권 의대 설립의 불씨를 이어가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일, 정부여당과 의사협회의 합의가 나온 직후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정부·여당·의협의 합의가 전남권 의대 신설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전국 시도 중 유일하게 의대가 없는 전남에 서둘러 의대를 설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지사는 “도민의 22.6%가 고령자, 7.6%가 장애인일 정도로 의료약자 비율이 높고 섬 지역이 많다. 연간 80만명이 다른 시도에서 진료를 받고, 코로나19 중증환자들은 다른 지역에서 입원해야 하는 의료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한종 전남도의회 의장도 최근 “공공의료 정책 추진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정부·여당과 대한의사협회의 합의가 전남권 의대 설립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의장은 “앞으로 의정협의체가 열리면 전남의 절박한 의료환경부터 최우선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정의당 전남도당도 “이익단체인 의사협회의 집단행동에 밀려 국가의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니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들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시민의 안전권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정부·여당이 무책임하게 행동했다”고 비판했다.

전남지역 시민단체는 정부·여당을 설득하기 위한 서명·청원 등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김석 순천와이엠시에이 사무총장은 “부족한 의료복지의 확대는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정부·여당이 이익단체의 실력행사에 부닥치자 물러서는 나쁜 선례를 남겼다. 이제 전남권 의대 설립을 공약했던 정치인들이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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