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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디자이너는 지붕을 바꾸느니 직장을 바꾸는 것을 택했다

등록 2020-09-08 14:55수정 2021-06-08 14:05

지붕도 처마도 노란색으로?…인권위 조사 받는 ‘옐로우 장성’
사표 낸 피해자 “군수가 지붕 색깔까지 바꾸라는 것은 부당한 갑질”
군수의 요구로 지붕 색깔을 바꾼 피해자 ㄱ씨 주택.
군수의 요구로 지붕 색깔을 바꾼 피해자 ㄱ씨 주택.

전남 장성군이 추진하는 옐로우시티 사업이 인권위의 조사를 받게 됐다.

인권위원회 광주사무소는 8일 “유두석 장성군수가 계약직 공무원한테 지붕과 처마를 노랗게 칠하라고 수차례 강요했다는 진정이 제기돼 조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인권위 쪽은 지난달 초 진정을 받고 진정인과 유 군수를 상대로 몇 차례 조사를 벌였다. 진정 사건은 통상 90일 안에 처리해야 한다.

피해를 호소한 ㄱ(35)씨는 지난 2018년 11월부터 계약직 공무원으로 디자인 관련 부서에서 일하다 군수의 무리한 요구를 견디지 못해 사표를 냈고 지난 7월 말 사직 처리됐다. ㄱ씨는 지난해 장성읍 영천리 군청 부근에 115㎡ 규모로 양옥을 신축한 뒤 군수의 갑질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ㄱ씨는 “같은 해 11월1일 사무실에서 ‘지붕을 노란색으로 칠하라’는 유 군수의 전화를 받았다. 설계 개념이나 자재 특성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거부하기 어려워 지붕을 갈색에서 노란색으로 바꾸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 군수는 이후 “처마도 노란색을 칠하라’는 의사를 다른 직원들을 통해 전달해왔다.

ㄱ씨는 “마지 못해 노란 울타리를 만들었으나 처마를 색칠하라는 요구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그는 “유 군수는 휴대전화 문자로 노란 집 사진을 전송하는 등 끈질기게 처마 색칠을 요구했다. 비록 공무원이지만 사생활에 대한 간섭이 지나쳐 마음이 매우 불편했다”고 토로했다. ㄱ씨는 “처마를 칠하고 나면 이번엔 창문을 칠하라고 요구할 것 같았다. 공직생활을 계속할 것인지 고민고민하다 6월 말 사표를 냈다”고 하소연했다.

이를 두고 장성군은 “디자인 업무를 하는 ㄱ씨한테 옐로우시티 경관개선에 참여할지 물었을 뿐이다. ㄱ씨는 지시가 아니라 스스로 지붕색을 바꾸었고, 이왕 시작했으니 더 해보라는 뜻을 전달한 정도였다. 갑질은 일방적 주장”이라고 해명했다.

장성군은 2014년부터 중심을 관통하는 황룡강의 이름에서 착안한 ‘옐로우시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군 전역에 노란꽃을 심는 것을 비롯해 거리, 골목, 건물, 차량 등 도시의 색깔을 노란색으로 통일하려는 사업이다. 이 사업이 성공하면 관광객이 늘어나고 지역경제에 활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유 군수는 옐로우시티 디자이너를 자임하며 이를 강하게 밀어붙여 왔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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