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진경미 호남대 사랑나눔센터장(오른쪽)이 외국인노동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기부받은 겨울옷을 살펴보고 있다. 호남대 제공
광주시민들이 추석을 앞두고 코로나19로 소외당한 외국인 노동자나 홀몸노인 돕기에 나섰다. 겨울용 외투부터 쌈짓돈으로 마련한 상품권까지 다양한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
16일 호남대학교 사랑나눔센터는 광주에 사는 외국인들을 위해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겨울용 외투나눔’ 기부운동을 벌이고 있다. 24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코트와 패딩 등 겨울용 외투를 모아 25일 외국인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호남대는 학교가 있는 광산구에 외국인노동자 등이 다수 거주하고 있고 대부분 겨울 추위를 경험하지 못한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출신이어서 겨울용 외투를 선물하기로 결정했다. 진경미 호남대 사랑나눔센터장은 “유행이 지나 입기는 어렵고 버리기는 아까운 외투로 작은 정성을 전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 남구에서는 홀로 삼남매를 키운 통장이 첫 월급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했다. 올해 하반기 양림동 9통장을 맡은 노옥주(60·여)씨는 최근 한 달간 일한 대가로 받은 첫 통장활동 보상금 30만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노씨의 기부금은 광주시 장애인권익협회에 전달돼 장애인 복지 향상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노씨는 “젊은 나이에 남편을 여의고 홀로 삼남매를 키웠는데 주변에서 많은 분께서 도움을 주셨다. 덕분에 지금은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해 어엿한 직장인이 됐다. 이제는 이웃들에게 베풀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남구 주월2동 주민들은 저소득층 어린이나 독거노인, 장애인 100명에게 각 5만원권 상품권을 선물한다. 상품권 구매비는 주월2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통해 자영업자와 주민들이 6개월 동안 모은 성금으로 마련됐다.
서구 금호1동 주민들은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 30가구에 간절기 이불세트를 전달했다. 김성희 금호1동장은 “추석을 맞아 어떤 선물을 마련할까 고민하던 중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이불 구매가 부담스러운 이웃들이 생각났다. 올 추석을 조금이나마 따뜻하게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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