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산구 쌍암공원에 복합문화공간 소촌아트팩토리가 설치한 `별밤 미술관'은 오후 6시부터 조명을 밝힌다.소촌아트팩토리 제공
공원 한 켠의 ‘컨테이너 미술관’이 코로나19 시대 새로운 전시 대안으로 눈길을 모은다. 각종 미술 전시회가 온라인으로 대체되는 상황에서 ‘간이 상설 미술관’은 대면과 비대면을 절충한 새로운 전시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광주 광산구청 복합문화공간 ‘소촌아트팩토리’는 지난 17일부터 쌍암공원에서 ‘별밤 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 미술관은 컨테이너(18.1㎡·5.5평) 두 면에 유리를 설치해 안이 훤히 들여다 보이도록 만들어졌다. 강혜영 소촌아트팩토리 센터장은 “코로나19 이후 대면 전시회가 많이 줄어든 상황에서 시민들에게 예술 작품을 직접 만날 기회를 드리고 싶었다. 작가들에겐 대면 전시 기회를 줄 수 있는 상생의 기획전”이라고 말했다.
광주 광산구청 복합문화공간 소촌아트팩토리가 17일부터 쌍암공원에 설치한 `별밤 미술관'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소촌아트팩토리 제공
컨테이너 미술관은 별이 뜨는 밤에 더 아름답다. 쌍암공원 컨테이너 미술관엔 오후 6시부터 밤 12시까지 조명이 밝혀져 ‘별밤 미술관’으로 변신한다. 개관 기념 초대전으로 송필용 작가의 ‘곧은 소리는 소리이다’라는 제목의 전시회가 한 달 동안 열린다. 다음달엔 이호국 작가, 11월에는 이이남 작가의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소촌아트팩토리는 앞으로 간이 상설미술관을 광산구 전역으로 점차 넓혀 나갈 방침이다.
전남 순천시립조례호수도서관의 ‘해 지면 열리는 미술관’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더욱 인기를 모으고 있다. 순천시립조례호수도서관은 지난해 1월부터 도서관 호수 옆에 두 면을 유리로 단장한 17.2㎡(5.2평) 규모의 컨테이너 이동 전시관을 운영중이다. 매달 지역 작가 한 명씩의 작품이 전시된다. 지금은 주미희 작가의 ‘공간 속의 이야기’라는 제목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전남 순천시립조례호수도서관의 ‘해 지면 열리는 미술관' 풍경. 순천시립조례호수도서관 제공
‘해 지면 열리는 미술관’은 해 질 무렵 본격 개장한다. 이 컨테이너 미술관은 해가 떠 있는 시간엔 작품 손상을 막기 위해 암막 커튼으로 가려져 있다. 해 뜨는 시간엔 관람객들은 암막 커튼에 뚫어 놓은 6개의 작은 구멍을 통해서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해 지면 열리는 미술관은 오후 6시부터 암막 커튼을 열어 컨테이너 안 미술 작품을 공개한다. 김채은 순천시립조례호수도서관 사서 서기보는 “조례호수도서 이용자뿐 아니라 부근 호수공원과 쌈지숲을 산책하는 시민들도 자연스럽게 전시를 관람하신다. 코로나19 이후 컨테이너 미술관의 인기가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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