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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역사박물관, 못 찾았던 전라감영 선화당 ‘주련문’ 발견

등록 2020-10-12 11:38수정 2020-10-12 11:50

주련문은 전주 기록한 책 <풍패기록>에도 나와
이번에 발견한 주련문은 전라감사 책무 담아
박물관 “선화당 옛 모습 갖추고 격 높아질 것”
전라감사가 근무한 전라감영 선화당의 옛 모습. 기둥에 문장을 써놓은 주련문이 붙어 있다.
전라감사가 근무한 전라감영 선화당의 옛 모습. 기둥에 문장을 써놓은 주련문이 붙어 있다.
조선시대 호남과 제주를 관할했던 전라감영의 선화당 주련문이 발견됐다.

선화당은 전라감사의 집무처로 감영의 중심이 되고 감영건물 중에서 가장 격이 높은 건물이다. 주련(柱聯)은 시구나 문장을 종이·판자에 새겨 기둥에 걸어 두는 것으로 건물의 격을 높이는 장식물이다. 경계와 교훈, 건물 자체의 정체성을 담고 있다. 그동안 선화당 주련문을 찾지 못했다.

전주역사박물관이 최근 선화당 주련문을 찾았다고 12일 밝혔다. 조선말의 전주를 기록한 필사본 책 <풍패기록> 속에 ‘선화당 주련’이라는 제목으로 많은 주련 문구들이 세 쪽에 걸쳐 수록돼 있다. 풍패기록은 전주 출신 채경묵이 필사했다. 선화당 사진을 보면 건물 안팎으로 주련이 걸려 있다.

이번에 찾은 선화당 주련 문구들 중에는 전라감사로서의 책무를 담은 내용이 나온다. ‘有經綸濟世才席尊蒼生’(유경륜제세재석존창생)/ ‘以耿介拔俗姿芥視黃金’(이경개발속자개시황금)은 “세상을 구할 재주로 뭇백성들을 높이 여기고, 바르고 강직함으로 황금을 하찮은 풀처럼 여기라”는 의미이다.

전라감영 선화당의 주련문 일부.
전라감영 선화당의 주련문 일부.
조선왕조의 발상지로서 전주의 위상을 담은 문구로는 ‘山近灃沛盡是龍鳳之勢’(산근풍패진시용봉지세)/ ‘門列棨戟時有雁鵞之行’(문열계극시유안아지행)은 “산의 형세가 풍패(왕조의 발상지)다워 용과 봉황의 형세를 하고 있으며, 집들이 창처럼 줄지어 있어서 기러기와 거위 행렬 같다”는 뜻이다.

선화당 주련을 짓고 쓴 인물은 전라감사 이돈상이다. 이돈상은 1876년(고종13)에 전라감사에 부임해 1878년까지 2년여를 재임하였다. 이전에 전주판관도 지내서 그 선정비가 복원된 전라감영 경내에 있다. 이조참판과 대사헌 등에 오른 그는 글을 잘 짓고, 글씨를 잘 썼던 인물로 1866년 경복궁을 재건할 때 근정문 현판을 썼다.

이동희 전주역사박물관장은 “앞으로 복원을 해 나가려면 고증을 통한 원형확보가 중요한 데 주련문을 찾음으로써 선화당이 옛 모습을 온전하게 갖추고 격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역사박물관은 전라감영 복원과정에서도 일제강점기 전북도청 도면을 국가기록원에서 찾아내 발굴에서 나오지 않았던 선화당의 위치를 정확히 고증했다.

선화당 주련문을 쓴 전라감사 이돈상의 초상.
선화당 주련문을 쓴 전라감사 이돈상의 초상.
지난 7일 옛 전북도청사가 위치했던 전북 전주시 완산구 중앙동 전라감영 자리에서 전라감영 재창조 복원 기념식이 열렸다. 2017년부터 사업비 104억원을 투입해 전라감사 집무실인 선화당과 고위관료의 사랑방인 관풍각 등 7개 건물을 복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사진 전주역사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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