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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안들으면 0점”…‘제자 갑질 혐의’ 전북대 교수 무죄

등록 2020-10-14 15:17수정 2020-10-14 15:33

학생 장학금 빼돌리고 공연 출연 강요
교육부 감사서 문제 되자 학생들 겁박도
재판부 “학생들 거부 의사 안 밝혀…강요로 보기 어려워”
전주지방법원 전경.
전주지방법원 전경.
제자들의 장학금을 빼돌리고 공연 출연을 강요한 혐의를 받아온 전북대학교 무용학과 교수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전주지법 형사제4단독 유재광 부장판사는 14일 강요 및 사기 혐의로 기소된 ㄱ(59·여)교수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해당 교수는 2016년 10월과 2018년 4월 학생들에게 “생활비 명목으로 장학금을 신청하라”고 지시한 뒤 이 학생들을 장학생으로 추천해 전북대 발전지원재단의 2천만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17년 6월과 같은해 10월 무용학과 학생 19명을 자신의 개인 무용단이 발표하는 공연에 출연하도록 강요한 혐의도 받았다.

교육부 감사에서 출연 강요가 문제가 되자 해당 교수는 학생들에게 “자발적 출연이었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에 서명하도록 강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학생들은 “해당 교수가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학교생활이나 수업시간에 투명인간 취급을 했고, 반기를 든 학생들에게 0점을 주겠다고 말해 무서웠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 교수의 혐의 입증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징역 2년을 구형했으나,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학생 장학금을 빼돌린 사기 부분에 대해 “전북대 발전지원재단이 장학금을 생활비 외에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것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고 환수 규정도 없다. 학생들이 장학금을 피고인의 관리계좌로 입금한 것이어서 피고인이 학생들을 배제하고 장학금의 귀속주체를 기만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학생의 공연 출연을 강요한 부분에 대해서도 “학과에 수회 이상 공연에 출연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었고 대부분 학생이 거부의사를 표현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강요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투서로 감사가 진행되자 피고인은 학생들에게 사실확인서 작성을 요구하고 자리를 떴고, ‘작성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던 점 등을 보면 도덕적으로 부적절하다고 평가할 수는 있겠으나 형법상의 범죄에 해당한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앞서 ㄱ교수는 2015년에도 공연 티켓 강매 등 학생에게 갑질을 일삼아 해임됐으나 행정소송에서 승소해 2016년 7월 복직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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