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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공, 섬진강댐 현장 중앙제어실 2018년 만든 직후 없앴다

등록 2020-10-16 04:59

수공이 안호영 의원에게 낸 자료 등에서 드러나
2018년 섬진강 재개발사업 준공 때는 존재했으나
현재는 수공간부 출신이 대표인 용역업체 사무실로
“전력계통과 수문관리 현장서 함께” 계획 세웠지만
종합관리 난망…수해 때 결정 늦고 경보방송 누락
2018년 섬진강 재개발사업 준공 당시에 있었던 현장 중앙제어실은 지금 사라졌다. 그 자리에 점검정비 용역을 맡은 업체가 사무실로 임차해 쓰고 있다. 사무실 외부(왼쪽)와 내부 모습. 수자원공사 제공
2018년 섬진강 재개발사업 준공 당시에 있었던 현장 중앙제어실은 지금 사라졌다. 그 자리에 점검정비 용역을 맡은 업체가 사무실로 임차해 쓰고 있다. 사무실 외부(왼쪽)와 내부 모습. 수자원공사 제공
지난 8월 집중호우 때 섬진강댐 방류량 조절 실패로 발생한 물난리를 두고 책임 소재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섬진강댐의 발전과 방류 등을 총괄 관리하는 현장 중앙제어실을 만들었다가 바로 폐쇄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그 결과 발전·홍수 통제·경고방송 등 업무들이 제각기 이뤄지게 된 점이 물난리 발생의 구조적 배경 아니었냐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수자원공사(수공)가 국회 환경노동위 안호영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 등을 종합하면, 2018년 전북 임실군 강진면 섬진강댐 재개발사업 완공 때 7억5400만원을 들여 댐 설비 감시제어 부분 중앙제어실을 갖췄다. 하지만 섬진강댐 본댐 수문 15문과 보조여수로 수문 4문을 통제·관리하던 중앙제어실은 현재 사라진 상태다. 전력계통(전력 생산)과 수문관리(홍수 방지) 공정을 총괄하는 현장 중앙제어실을 만들었지만 바로 폐쇄하는 바람에, 현재 댐의 방류량 결정, 수문 제어, 하류 경보방송 등 업무는 유기적으로 결합하지 못한 채 각각 업무를 맡은 사무실에서 따로따로 진행하고 있다.

현장 중앙제어실이 설치됐던 공간은 2018년 7월부터 수공 고위 간부 출신이 대표로 있는 댐 점검·정비 용역업체(ㅂ엔지니어링)가 임차해 사무실로 쓰고 있다. 반면에 전북 용담댐, 전남 주암댐에는 현장 중앙제어실이 설치돼 있다. 국내 최대인 소양강댐 등도 마찬가지다. 섬진강댐 지사만 감시제어설비를 서버실로 치우고 그 공간을 하청업체에 임대해준 셈이다.

현장 중앙제어실 폐쇄는, 섬진강댐 재개발을 계획할 때 세웠던 방침과도 어긋난다. 2006년 12월 건설교통부와 수공이 작성한 ‘섬진강댐 재개발 건설사업’ 실시설계 보고서에는 “중앙감시실(중앙제어실)의 중앙운전용 컴퓨터는 주변기기와 함께 전력계통 및 수문관리 공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데이터 및 정보를 수집, 감시, 저장, 기록 및 탐색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서(…) 경제적이고 신뢰성이 높은 운전이 되도록 하였다”고 나와 있다.

지난 8월 집중호우 때 둑이 무너진 전북 남원시 금지면 금곡교 근처 제방의 주변에서 지난달 25일 보강공사를 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지난 8월 집중호우 때 둑이 무너진 전북 남원시 금지면 금곡교 근처 제방의 주변에서 지난달 25일 보강공사를 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전력 계통과 수문관리를 총괄하는 현장 중앙제어실을 두는 계획이 어그러지면서, 지난 8월 집중호우 때 방류량 결정 등 홍수 조절과 관련한 의사결정이 늦어졌고, 전북 남원시 금지면 금곡교 주변 둑이 무너진 8월8일에는 경보방송이 여러차례 누락되기도 했다. 안호영 의원은 “집중호우 때 경보방송은 주민에게는 재산과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최후의 안전장치다. 시급히 시정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수공 쪽은 “발전설비 중앙제어실은 (광주에 있는) 유역본부로 이관해 원격감시제어를 하고 있으며, 수문관리 기능은 댐 지사에 있되 유역본부는 감시 기능을 한다. 또 댐 점검·정비를 위해 계약을 맺은 업체가 지금 섬진강댐 지사의 전기실 일부를 사용 중”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섬진강댐은 집중호우가 발생한 8월7일 정오 초당 200t을 시작으로 방류량을 늘려 이날 자정엔 초당 589t, 8일 정오엔 초당 1751t을 흘려보냈다. 방류량이 급증하면서 8일 낮 12시50분께 전북 남원시 금곡교 인근 제방이 무너져 집과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 큰 피해가 생겼다. 박임근 최우리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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