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동물섬 사업을 추진 중이던 전남 신안군 도초면 발매리 들판 수로.
전남도가 포기한 ‘동물섬’ 사업을 재정이 열악한 신안군이 다시 추진하고 있다.
전남도의회는 최근 도유지인 신안군 도초면 발매리 일원 80만㎡(24만평)를 신안군에 매각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도는 토지 평가(80억원 안팎 추산)를 진행한 뒤 내년 3월까지 4년에 나눠 대금을 내는 조건으로 토지를 팔기로 했다. 박문옥 도의회 기획행정위원장은 “토지 활용안과 매각 타당성을 심의했다. 장기간 방치하면서 주민들로부터 환매 요구가 들어왔고, 신안군이 민자유치를 자신해 이렇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애초 2005년부터 1324억원을 들여 이곳에 사자·호랑이·코끼리 등 동물 97종 2100마리를 입식한 사파리를 만들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7년 동안 토짓값과 용역비로 74억원을 들었으나 2013년 감사원의 감사에서 비용편익비율을 0.73에서 1.08로 부풀려 경제성을 과장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전남도는 2015년 이낙연 지사가 취임하면서 이 사업을 중단했으나 대안을 찾지 못해 골머리를 썩여왔다.
신안군은 이 사업의 발목을 잡았던 접근성 문제가 해소되고 있다며 ‘동물섬’ 구상에 다시 불을 지폈다. 군은 “지난해 4월 천사대교 개통으로 뱃길이 가까워졌다. 2032년이면 연도교와 연륙교를 통해 차량으로 접근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군은 이곳 118만㎡에 초식동물을 주로 입식하고 반려동물 공원을 조성하는 아일랜드 주토피아(zootopia) 기본계획을 내놨다. 재정자립도가 8%로 열악한 만큼 사업 터만 군이 제공하고, 투자자가 시설물을 설치해 운영하는 민간주도형 개발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필요한 투자비는 공공 435억원, 민자 815억원을 합쳐 모두 1250억원으로 제시했다.
2020년 사업 중단 5년째를 맞은 전남 신안군 도초면 발매리 들판. 신안군청 제공
하지만 민자유치와 주민동의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도의회에선 “토지매입에 관심조차 없던 기업들이 막대한 투자비를 댄다고 나설지 의문스럽다. 민자를 유치하지 못했을 때 출구 전략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임경숙 목포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돌고래와 벨루가 등 동물들을 원래 살던 자연으로 돌려보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존 동물원도 없애야 하는 마당에 인위적으로 동물섬을 만들어 구경거리로 삼겠다는 발상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