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 교사들이 27일 전남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학급당 학생수를 20명 이하로 낮추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교조 전남지부 제공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학급 인원을 20명 이하로 줄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교조는 이날 전남·울산·광주 등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 집회를 열어 목소리를 전달했다.
전교조 전남지부는 27일 전남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학생의 안전과 교육이 일상적으로 보장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학급당 학생수를 20명 이하로 법제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교조는 회견문을 통해 “코로나19가 덮치면서 도시지역의 거대학교와 과밀학급은 작동을 멈추고 원격수업과 제한등교로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낮은 교육 효과, 교육 격차 심화 등 한계가 드러났다. 더는 모니터와 휴대폰에 의존하는 미봉책으로 학교를 대신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전교조는 “지난 8월 조사에서 교사 10명 중 8명은 원격수업의 교육적 효과가 낮다고 봤다. 재난 수준의 감염 위기에도 학생들이 학교에 등교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환경을 서둘러 바꾸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교조는 “내년에도 코로나를 치유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이런 위기에 대비하지 않으면 학교 현장의 혼란이 되풀이될 수 있는 만큼 학급 인원 상한선을 20명으로 설정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교조는 이에 따라 국회에는 지난달 23일 발의된 교육기본법 일부 개정안을 의결하고, 정부에는 학급 인원 감축에 따른 교원 충원과 공간 확보 등 단계적 이행계획을 세우라고 각각 요구했다.
이를 위해 전교조는 지난달 22일 학급당 학생수 20명 상한제를 바라는 온라인 서명운동을 시작해 이날까지 국민 10만7000여명의 지지를 받았다. 다음달 4일 열리는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에도 동참하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박성욱 전교조 전남지부 정책실장은 “정부는 학생 수가 줄면 교원과 학급을 감축하려고만 든다. 이는 학급 인원을 줄일 수 있는 기회라고 발상을 바꾸어야 한다. 그래야만 코로나 같은 위기에도 학생이 안전하게 교육받는 학교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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