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총학생회장 선거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선거비용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빌린 뒤, 잠적한 전북의 한 대학교 부학생회장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주덕진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20대 ㄱ씨를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ㄱ씨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자신이 다니는 대학교 학생 30여명에게 2800만원 상당을 빌린 뒤, 이를 갚지 않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 대학 총학생회장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선거자금이 필요한데 부학생회장이 되면 모두 갚겠다”며 주변 학생들에게 현금을 빌렸다. 그러나 ㄱ씨는 부학생회장에 당선되고 나서도 변제를 미루다가 마침내 연락을 피해 잠적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가 급속히 확산하자 이 학교 총학생회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입장을 내고 “사태 해결을 위해 단체 대화장을 개설하고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수사에 최대한 협조해 이른 시일 내에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번 사태 이후 (부학생회장직) 사퇴 절차를 진행하고 이를 공고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6월 피해 학생들의 고소로 수사에 나서 최근 강원도에서 달아난 ㄱ씨를 붙잡았다. 그는 학우들에게 빌린 현금 일부를 인터넷 도박 등으로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경찰조사 과정에서 혐의를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도주 우려가 있어서 구속 수사하고 있다. 구체적 수사 내용에 대해서는 피의사실 공표 등의 문제로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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