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줍는 노인 돕고 싶다”…우유 배달해 번 돈 35만원 기부

50대 한 남성이 지난 10일 군산시를 방문해 군산사랑상품권 30만 원어치와 현금 5만원을 편지와 함께 놓고 갔다. 군산시 제공

전북 군산의 50대 남성이 새벽에 우유를 배달해 번 돈을 “폐지 줍는 어르신을 돕고 싶다”며 기부했다.

군산시는 지난 10일 모자를 깊게 눌러쓴 한 남성이 복지정책과를 찾아와 봉투를 내놓았다고 12일 밝혔다. 봉투 안에는 편지와 함께, 지역화폐에 해당하는 군산사랑상품권 30만 원어치와 현금 5만원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

이 남성은 편지에서 “코로나 여파로 기부가 많이 줄었다고 들었다. 새벽에 우유 배달을 하다 보면 폐지 줍는 어르신들이 있는데, 제 부모님 같은 마음이 든다. 그들을 돕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폐지 주우면서 힘겹게 사시는 분을 후원하려고 한다.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겨울 되면 도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제 어머니도 기초(생활보장)생활보장 수급자로, 정부에서 지원을 잘 해줘 잘 지내고 계신다.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적은 금액이지만 기부를 할 수 있어 행복하다. 주위의 관심을 끌려고 하는 일이 아니다”며 끝내 신원을 밝히지 않았다고 한다. 군산시는 성금을 읍면동 추천을 통해 폐지를 줍는 어른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김장원 시 복지정책과장은 “나이는 50대 후반으로 보였고, 대학생 자녀들이 있다고 했다. 새벽 우유 배달을 하는 것 등을 볼 때 생활이 넉넉하지는 않아 보였는데, 어렵게 번 돈을 내놓은 마음이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