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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대흉작인데’…통계청 엉뚱한 소리에 농민들 ‘원성’

등록 2020-11-16 16:44수정 2020-11-16 17:00

통계청, 전년 대비 쌀 생산량 감소율
한달 만에 3.0%에서 6.4%로 낮춰
농민들이 전남 강진군 칠량면 들판에서 벼를 수확하고 있다. 강진군청 제공
농민들이 전남 강진군 칠량면 들판에서 벼를 수확하고 있다. 강진군청 제공

통계청이 올해 발표한 쌀 생산량 통계에 대한 농민의 불만이 가시지 않고 있다. 농민들은 엉터리 통계로 농업정책과 양곡 수급을 오도하지 말고 농업통계 업무를 통계청에서 농림축산식품부로 이관하라고 요구했다.

통계청은 지난 12일 올해 쌀 생산량을 350만7천t으로 지난해 374만4천t에 견줘 6.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달 8일 예상생산량을 363만1천t으로 추정해 3.0%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 데 비해 3.4% 포인트 차이가 난다. 쌀 생산량과 예상량의 차이는 지난 10여년 동안 1% 안팎에 지나지 않았으나 올해는 크게 빗나갔다.

통계청 쪽은 “50일이 넘는 장마로 이삭이 여무는 비율이 떨어져 수확량 감소 폭이 커졌다. 전국 6000여곳의 표본 필지에서 조사해보니 많은 곳은 40%까지 줄었으나 전국 평균은 이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농민들은 부정확한 농업통계 때문에 농민들이 제값을 받지 못하는 등 피해가 났다고 항변했다. 농민들은 “장마와 수해의 영향에도 통계는 흉년이 아니었다. 이 때문에 가격이 오르기를 기다릴 새 없이 조곡을 처분한 이들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농민 김성보(52·전남 나주시 노안면)씨는 “벼농사 4620㎡(1400평)를 지으면 수확량이 예년엔 40㎏들이 조곡 80가마 정도인데 올해는 60가마로 줄었다. 4분의 1토막이 났는데 통계는 엉뚱한 소리를 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40㎏들이 조곡 한 가마 값이 예년 6만2천원에서 올해 7만2천원으로 올라갔다. 김씨는 “가마당 1만원을 더 받아도 수확 감소에 따른 피해를 보전할 수 없다”고 말했다.

농민단체들은 믿기 어려운 통계에 불만을 표시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은 “농민들이 체감하는 감소량은 30%에 이른다. 백번을 양보해 정부의 통계대로라도 올해는 쌀 부족이 예상되는 흉년이다. 벌써 시중의 쌀값이 오르고 산지에서 곡물업자들이 원료곡을 확보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쌀값이 올라도 농민에게 소득이 없는 만큼 피해를 본 농민들한테 쌀 재해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에서도 농업통계를 정확하게 작성해야 시장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농작물은 생육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요에 맞춰 탄력적으로 공급하기 어렵다. 사전 대응을 위해 농업통계가 정확해야 한다. 하지만 통계청의 농업통계는 발표 시점도 늦고 정확성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농업통계를 통계청보다 농식품부에서 맡아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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