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예산을 제집 정비에 쓴 화순군 공무원의 집 주변. 감사원 제공
마을정비사업 예산을 제 집 정비에 쓴 군청 공무원이 감사원 감사에 걸렸다.
감사원은 26일 “전남 화순군 팀장급(6급) 공무원 주아무개씨가 자신이 기안·설계한 1억5천만원 규모 마을 환경·도로 정비사업을 시행하면서 자신의 주택 차고예정지 부근에 빙 둘러 높은 석축을 쌓고 국유지인 도로를 무단으로 점용하는 등 비위를 저질렀다”며 지방공무원법·국유재산법 위반으로 정직 이상 중징계를 하도록 화순군에 요구했다. 감사원은 “주씨가 직무를 교묘하게 활용해 사적이득을 챙”긴 사실을 알고도 눈감아준 동료 공무원 2명도 징계하도록 했다.
면사무소에 근무하던 주씨는 2015년 12월~2017년 9월 화순군 이서면 영풍리 도원마을의 진입로포장과 배수로공사 등을 시행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새로 지을 자신의 집을 염두에 두고 차고예정지 주변으로 높이 3m, 길이 110m 옹벽을 쌓고, 진입도로를 포장하면서 도로 0.8m를 잠식했다. 주씨는 앞서 2015년 10월 무등산 자락인 이 마을 도로 주변 땅 357㎡를 사들였다.
주씨는 또 이 곳에 자신의 집을 짓던 2018년 4~9월 13차례나 일과시간에 근무지를 무단 이탈했다. 그때마다 전남도 산림과 출장이나 개발제한구역 업무 추진 등 명목을 둘러댔다. 감사원은 지난 6월 공무원이 마을정비사업 구역 안에 토지를 사들여 사익을 챙겼다는 주민의 제보를 받고 감사에 착수해 이런 사실을 밝혀냈다.
전남도는 이른 시일 안에 인사위원회를 열어 주씨 중징계를 의결하기로 했다. 국유지를 무단 점용한 행위에는 과태료를 부과한 뒤 원상복구 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전남도 쪽은 “누구보다 사업 내용을 잘 아는 담당 공무원이 사업 지구 안에 토지를 사들여 설계를 변경하는 등 사리사욕을 챙겼다”며 “잘못을 뒤늦게 뉘우치고 있지만 죄질이 극히 나쁜 만큼 엄하게 조처해 일벌백계하려 한다”고 전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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