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전남 해남군 산이면 진산리 금호호 철새도래지의 차단방역 모습. 전남도 제공
지난 28일 전북 정읍 육용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진되자 전북도가 후속 조처를 진행중인 가운데, 주변 지방자치단체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전북도는 29일까지 확진된 농장과 반경 3㎞ 이내 6개 농장의 닭·오리 48만7천마리를 살처분했다고 30일 밝혔다. 전북도 조류인플루엔자방역대책본부를 설치했고, 거점소독시설을 애초 23곳에서 25곳으로 확대 운영하고, 발생지역과 주변 철새도래지 소독을 위해 무인헬기 2대와 드론 2대를 투입했다.
전국 최대 오리 사육지인 전남에도 비상이 걸렸다. 전남도는 “전국 육용오리의 52%인 492만마리를 나주·영암 등에서 사육하고 있어 정읍의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28일부터 긴급방역비 24억원을 풀어 오리 사육농가 등 가금 농가에 생석회 등 소독약품 지원에 나섰다. 또 장성과 영광 등 도 경계에 방역초소 7곳을 설치해 차량소독을 벌이는 중이다. 철새도래지인 해남 고천암호, 영암 영암호와 금호호, 순천만에도 차량의 출입을 통제하는 등 차단방역에 나섰다.
충남도는 가축방역심의위원회를 열어 전북지역의 가금류 반입금지 대상, 기간 등을 논의하고 있다. 또 가금류 농장이 집중된 천안 용정단지와 철새도래지 반경 3㎞ 안에 있는 가금류 농가 예찰활동을 강화했다. 충남도 에이아이방역팀은 30일 “서산 양대동 도당천에서 채취한 야생조수 분변에서 H5N8형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고병원성 여부는 1일 확정될 것”이라며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경남·경북도와 충북도도 축산차량의 철새도래지 통제구간 진입을 금지하고 축산 관련 종사자의 철새도래지 출입을 금지했다. 김성식 충북도 농정국장은 “가금 농장, 야생철새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했고, 야생철새 도내 유입도 전년에 견줘 43% 증가하는 등 위험한 시기”라며 방역 강화를 당부했다.
인천시도 가금류 사육 902농가(92만2756마리) 가운데 정읍 발생 농가와 역학적으로 연관된 곳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지만, 전체 가금의 약 92%를 사육하는 강화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강화대교와 초지대교에 거점소독시설을 운영 중이다.
강원도 양양군 남대천에서 지난 23일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시료에서 고병원성 H5N8형 바이러스가 검출됨에 따라, 양양군은 검출지 반경 10㎞를 방역지역으로 설정해 구간 내 모든 가금류의 임상 예찰과 정밀검사를 진행했는데, 아직 별다른 이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박임근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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