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에 정읍에 세워진(왼쪽 사진) 전두환 순방 기념비가 지난 10월 철거됐다(오른쪽 사진).
35년 전 전북 정읍시에 세워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순방 기념비를 주민들이 최근 철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민족문제연구소 정읍지회는 정읍시 송산동 송령마을 주민들은 지난 10월6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순방 기념비를 자발적으로 철거했다고 1일 밝혔다.
정읍시 송산1길 111에 있었던 철거 기념비는 전두환 당시 대통령이 1983년 1월2일 송령마을을 방문한 기념으로 1985년 1월에 세워졌다. 기념비에는 ‘새마을훈장을 받은 마을 주민의 집에서 점심을 먹고 금일봉으로 1030만원을 하사했다’는 내용이 새겨져 있었다.
그동안 지역 시민단체와 5·18 관련 단체들은 독재자 방문 기념비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을 해왔으나, 마을 자체적으로 만든 기념비여서 주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 주민들은 지난 8월 자발적으로 총회를 열고 ‘잘못되고 아픈 역사를 지우자’고 의견을 모았다. 당시 주민 20명이 총회에 참석해 이 가운데 19명이 철거에 찬성했다고 한다.
권대선 민족문제연구소 정읍지회장은 “지난 30일 재판에서도 전두환씨가 반성이나 사죄를 전혀 하지 않는 행태에 분노한 마을 주민들의 응답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5·18민주화운동 40돌을 맞아 독재자의 흔적을 없앤 주민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