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불법주정차 단속원에게 청탁해 단속기록을 삭제했던 ‘동네 실세들’의 꼬리가 잡혔다.
15일 광주광역시 서구청 말을 종합하면, 주정차위반 차량을 단속하는 공무직 6명이 3년 동안 고정형·이동형 카메라로 적발한 차량 228대의 자료를 멋대로 지워 국무조정실 감사를 받는 중이다. 이 차량 가운데 70대는 중복 단속 또는 번호인식 오류 사례였지만, 나머지 158대의 삭제 경위와 소유주는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다만 감사 과정에서 상당수가 구의원·공무원의 청탁을 받았거나 단속자 지인의 차량이라는 진술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구는 “연말쯤 국무조정실로부터 삭제·청탁자 징계와 수사기관 고발 등 요청이 오면 엄정하게 처리하겠다”고 전했다.
시민 전아무개씨는 “단속카메라 앞에선 1분만 차를 세워도 꼼짝없이 과태료 4만원을 내야 한다. 힘 있는 이들이 과태료를 내지 않으려고 기록을 아예 지웠다니 놀라울 뿐”이라고 말했다.
국무조정실은 ‘단속원이 과태료를 부당하게 면제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아 지난달 19일부터 광주 서구의 주차단속 업무를 감사 중이다. 감사팀은 최근 3년분 단속기록을 확보한 뒤 삭제이유 등을 캐고 있다. 단속원들은 전산시스템 안 자료를 삭제할 권한이 없었지만 부서원 전체가 공유하는 이름과 번호로 로그인한 뒤 기록을 없앤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북 김천경찰서도 지난해 4월 주정차 단속카메라에 적발된 차량 79대의 자료를 삭제한 혐의(공용서류 등 무효)로 공무원 5명을 입건했다. 또 자료 삭제를 청탁했던 공무원 등 6명도 같은 혐의로 수사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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