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26일 아침 지리산 형제봉에서 찍힌 암컷 반달가슴곰. 야생곰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달곰친구들 제공
산악열차를 추진 중인 지리산 형제봉에서 반달가슴곰 두마리가 카메라에 찍혔다.
반달곰친구들은 16일 “지리산 형제봉 9부 능선에 설치한 무인센서 동영상카메라 두대에 지난 7월26일 아침 6시45분~7시9분 사이에 반달가슴곰 두마리의 활동 모습이 찍혔다”고 밝혔다. 영상 분석 결과, 한마리는 지리산에 방사한 69마리 중 4년생 수컷인 ‘KM-61’(놓아준 KM-43과 RF-5가 자연 상태에서 낳은 개체)로 오른쪽 귀에 발신기를 달고 있었다. 영상을 공유한 국립공원공단 쪽은 촬영된 시간의 곰 위치를 추적해 KM-61로 특정했다.
오른쪽 귀에 발신기를 부착한 KM-61. 반달곰친구들 제공
다른 한마리는 카메라 두대에 전신이 교차로 찍혀 KM-61과 몸집의 크기, 귀와 코 모양이 다르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KM-61 보다 작았고, 발신기도 달지 않았다. 화면으로 암수를 구별하기는 어려웠지만, 전문가들은 성장해 독립한 수컷들은 같은 공간에 머물지 않는데다 6~8월에 짝짓기를 하는 곰의 특성을 들어 암컷으로 추정했다. 주민들은 방사 7년 전인 지난 1997년 이 근처에서 나무에 발톱으로 영역을 표시한 곰 흔적이 발견된 적이 있다며 야생곰일 가능성도 제기했다.
1997년 9월30일 형제봉 부근에서 발견된 반달가슴곰 흔적. 우두성씨 제공
윤주옥 반달곰친구들 이사는 “11월 말 수거한 영상을 보다 곰들이 나타나 깜짝 놀랐다. 촬영지점이 산악열차 노선에서 413m밖에 떨어지지 않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하동군은 지난해부터 1650억원을 들여 이 일대에 산악열차 12.0㎞, 케이블카 3.6㎞, 모노레일 2.2㎞를 설치하는 개발사업을 진행하려다 ‘반달곰의 서식지를 파괴한다’는 환경단체의 반발에 부닥쳤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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