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월 옛 전남도청 앞 분수대의 광주시민집회. 5·18기념재단 제공
전남지역 학생들이 제주4·3은 알고 있지만 여순사건은 잘 모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사실은 30일 전남도교육청이 밝힌 5·18민주화운동 인식조사 결과를 통해 드러났다. 이 조사는 지난 10월19일~11월20일 전남지역 학생 3153명과 교사 85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을 통해 이뤄졌다.
조사 결과를 보면, 중·고생 응답자의 97.9%는 5·18민주화운동을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다른 사회운동의 인지도는 4·19혁명(80.3%), 6월항쟁(69.8%), 제주4·3(61.4%), 여순사건(37.3%), 광주학생독립운동(30.6%), 부마항쟁(22.4%) 순이었다. 1948년 6개월 차이로 발생했지만 바다 건너 제주4·3은 절반 이상이 알고, 전남에서 벌어졌던 여순사건은 10명 중 6명이 모른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학생들은 70% 이상이 학교의 교과수업을 통해 5·18을 알았고, 교사들은 절반 가량이 텔레비전이나 책자·잡지·신문 등으로 5·18을 인지했다. 교사들은 학교 바깥의 언론매체를 통해 5·18을 접했지만 2000년 이후 출생한 학생들은 학교 교육을 통해 이를 배운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5·18 관련 행사 중 영화관람을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행사는 현장답사, 글쓰기, 그리기, 연극관람 순으로 선호한다고 답변했다. 교사들은 5·18과 관련해 가르쳐야 할 내용으로 43.7%가 ‘불의에 맞선 저항’을 제안했고, 이어 ‘민주화에 끼친 영향’, ‘시민들의 무고한 희생’, ‘평화로웠던 주먹밥 공동체’ 등을 꼽았다.
이병삼 도교육청 민주시민생활과장은 “조사 결과를 내년 5·18민주화운동 기본교육계획에 반영하겠다. 교육과정 안에 민주·인권·평화 등 5월의 정신을 담아 학생들이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돕겠다. 지역에서 발생한 여순사건의 사실과 영향을 알리는 데도 애쓰겠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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