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광주 광산구 효정요양병원에서 3일 오후 119구급차가 확진자를 외부 치료시설로 이송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광주광역시의 효정요양병원과 에버그린 실버하우스(노인요양원) 2곳의 고령층 확진자가 77명으로 늘었다. 고령자들이 많은 요양원 등 고위험군 시설에서 집단감염 사태가 잇따르면서 방역당국은 확진자들을 이송할 병상을 확보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4일 광주시의 설명을 종합하면 광산구 효정요양병원에선 입원 환자 53명, 직원 10명, 직원 가족 2명 등 지금까지 65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정부의 ‘요양병원 긴급 의료 대응계획’에 따라 지난 3일 효정요양병원 확진자 10명을 병원으로 옮겼다. 시 관계자는 “효정요양병원 나머지 43명의 확진자에 대해서도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서 남원·군산·천안 등지의 의료원 병상을 파악해 차례로 이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확진자인 입원 환자는 다른 요양병원으로 분산 배치될 예정이다. 효정요양병원의 전체 환자는 293명이고 종사자는 152명이다.
광주 북구 에버그린실버하우스(요양원) 관련 확진자도 지난달 21일 이후 67명으로 늘었다. 확진자 67명 가운데 입소자는 24명이고, 직원 등 종사자는 17명이며, 지인과 가족 26명이다. 이 요양원엔 입소자 62명과 직원 45명 등 107명이 생활하고 있다.
광주에서 요양원과 요양병원 2곳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병상 부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재 광주의 중증전담 병상 19개와 준중증전담병상 6개 등 25개 가운데 3개 병상만 남은 상태다. 시 관계자는 “전남대병원(5개)과 조선대병원(3개)에 추가 시설이 완료돼 중증전담 및 준중증전담병상이 기존 17개에서 25개로 늘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고위험군 시설 종사자들의 진단검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광주에 요양원은 252곳(2만8220명)이 있고, 요양병원은 60곳(1만9203명)이 있다. 시는 그간 요양원·요양병원 등 코로나 발생 우려가 높은 고위험군 시설의 종사자들에 대해선 이주일마다 진단검사를 하던 것을 일주일마다 검사하는 것으로 바꿀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중수본 지침에 따라 고위험군 시설 종사자들의 진단검사 시기를 단축했다”고 말했다.
신민호 전남대 의대 교수(예방의학과)는 “요양원과 요양병원 등 고위험군 시설 직원들이 ‘숨은 확진자’와 접촉하면 전파를 막을 길이 없다. 고위험군 시설 종사자들이 힘들어도 다음달 백신 접종이 시작될 때까지 사적 모임이나 다른 지역 이동 등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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