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밥상’ 도시락을 전달받은 아이의 답례 쪽지(왼쪽)와 한 아이 어머니의 감사 편지글(오른쪽). 전주시 제공
아침밥을 굶는 아이들에게 매일 따뜻한 도시락을 전달하는 전주 ‘엄마의 밥상’ 사업에 후원이 잇따르고 있다.
전북 전주시는 지난 1일 울산의 박현준(42) 초등학교 교사가 3시간30분을 달려와 ‘엄마의 밥상’ 사업에 성금 1천만원을 기부했다고 3일 밝혔다. 박 교사는 “교사로서 어려운 환경에 처한 학생을 돕는 정책에 공감하고 더욱 확산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아내와 딸과 함께 기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울산에서 온 박현준(맨 오른쪽) 교사 가족과 김승수(왼쪽 둘째) 전주시장. 전주시 제공
지난 2일에는 설경원 전북대 신소재공학부 교수가 전주시장실을 찾아 성금 1천만원을 전달했다. 설 교수는 오는 8월 퇴직을 앞두고 받은 은퇴자금을 의미있게 사용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기적인 후원도 이어지고 있다. 전북 완주에서 알루미늄 휠을 생산하는 대유글로벌은 지난해 12월부터 이 사업에 매월 100만원을 후원하고 있다. 울산에서 특수강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30대 최아무개씨도 아이들의 편지가 나온 뉴스를 보고 본인이 배고팠던 어린 시절이 떠올라 100년간 매월 정기후원을 약속했다. 전주시 덕진구의 40~50대 가정주부들로 꾸려진 햇살동호회는 2015년부터 꾸준히 매월 후원을 이어오고 있다. 이밖에 매월 빠짐없이 금액과 물품을 기부해주는 후원자도 15명에 이른다.
설경원(왼쪽) 전북대 교수와 김승수 전주시장. 전주시 제공
이 사업은 2014년 10월 시작해 누적 후원금액이 8억4200만원에 이른다. 성금뿐만 아니라 빵, 쿠키, 과일 등 간식에서부터 한우, 김치 등 식재료까지 다양한 기부가 있다. 현재 매일 아침 300여명의 아이들에게 하루도 빠짐없이 따뜻한 아침밥이 전달되고 있다. 시는 매년 케이크를 전달하고 연간 4권의 책도 지원한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7년 동안 진행한 엄마의 밥상이 알려진 덕분에 코로나 상황에도 전국 각지에서 후원이 들어오고 있다. 단순한 도시락 배달이 아니라, 아이들의 자존감을 세우고 사랑을 전달하는 만큼 더 세심하게 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엄마의 밥상은 2015년 전주시민들이 선택한 전주시 최고 정책으로 꼽혔고, 그해 제3회 대한민국 지방자치박람회에 우수정책으로 소개됐다. 2016년에는 취약계층의 아침 걱정 해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감사원장 표창도 받았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