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7일 어버이날을 하루 앞두고 전주 한 요양원에서 공연이 펼쳐졌다. 전주시 제공
“코로나블루로 인해서 많이 우울했는데 공연을 통해 치유가 됐어요. 자주 이런 공연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전북 전주시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시민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예술인들의 경제적 안정을 돕기 위해 ‘찾아가는 예술치유 공연’을 펼친다고 4일 밝혔다. 다음 달 말까지 요양원 등 복지시설과 문화시설, 직장 등에서 지역 예술단체와 함께하는 ‘창밖의 아리아, 희망을 보다’ 시즌3 공연을 펼친다는 것이다.
지난해 상·하반기에 이어 3번째 선보이는 이 공연은 요양원, 문화시설, 직장 등 건물 밖 야외무대에서 올리는 공연으로, 시민들은 실내에서 창문을 통해 관람하는 비대면 방식이 특징이다.
공연은 사전에 접수된 시설에서 12회에 걸쳐 회당 40~50분가량 진행한다. 내용은 △민요·판소리 등 전통공연 △뮤지컬·성악 등 서양음악 △실내에서 가볍게 따라 할 수 있는 건강체조 △누구나 함께 부를 수 있는 합창공연 등으로 다채롭게 펼친다.
시는 이 공연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움츠러들었던 지역 문화예술인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고 무기력했던 시민들의 마음도 치유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예술공연을 시작하면서 병원 안에서 ‘감사합니다’라는 문구를 적어 창밖으로 내밀었을 때는 찡한 감동이 밀려왔다고 시는 전했다.
지난해 5월7일 어버이날을 하루 앞두고 전주 한 요양원에서 예술치유 공연이 펼쳐졌다. 전주시 제공
시는 시민들의 코로나블루 해소를 돕기 위해 비대면 예술공연을 강화하고 있다. 비대면 예술치유 공연을 시작한 것은 “모이지 않고 공연할 수는 없을까”라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생계를 위협받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은 예술인과 실내에만 머물러야 하는 시민들도 답답함에 지쳐가는 형편이어서 예술인과 함께 아이디어를 짠 것이다.
앞서 지난 2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출근 시간에 관내 덕진구 종합경기장 사거리 등 주요 교차로에서 보행자 신호가 켜지는 25~40초 시간을 활용한 공연도 진행하고 있다. 서배원 시 문화정책과장은 “찾아가는 공연을 통해 잠시나마 시민들에게 위로와 여유가 전해져 지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생계를 위협받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는 예술인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정책 마련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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