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과 성별 등의 차별을 조장하는 표현이 적혀있는 문구.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제공
시민단체가 5년 전 약속을 어기고 학력과 성별을 차별하는 표현을 담은 문구를 지속해서 판매한 디자인업체를 인권위에 제소했다.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29일 “유명 디자인용품 판매업체가 과도하게 입시경쟁을 조작하고, 특정 집단에 편견과 혐오를 심어줄 우려가 있는 문구류를 판매하고 있다”며 “인권 침해를 시정해 달라”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했다.
이 단체는 “이 업체를 2015년과 2016년에 이어 세 번째 같은 사안으로 인권위에 제소했다. 이 업체는 해당 상품의 판매를 중지하겠다는 사과문을 내고도 누리집 등을 통해 같은 상품을 계속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가 제소한 상품은 ‘열공해서 성공하면 여자들이 매달린다’, ‘열공해서 성공하면 저 남자가 내 남자다’, ‘니 얼굴이면 공부 레알 열심히 해야돼’라는 표현이 적힌 문구류들이다.
이 단체는 “이런 표현은 학력·성별·외모를 간접적인 방식으로 차별하고 조장해서 청소년한테 나쁜 영향을 끼칠 우려가 크다”며 “즉각 판매를 중단하고 상식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고형준 이 단체 상임활동가는 “유엔 인권이사회는 10년 전 기업이 인권을 존중하는 사회적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명확하게 규정했다. 하지만 이 업체는 돈벌이에 눈이 멀어 지속해서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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