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호남

여순사건 2차 재심…철도원 김영기 등 9명 첫 공판에서 누명 벗어

등록 2021-05-13 16:44수정 2021-05-13 17:47

검찰, 첫 공판에서 무죄 구형....선고는 6월24일
재심을 청구한 김영기(가운데)씨 등 순천열차사무소 소속 동료들. 여순민중항쟁전국연합회 제공
재심을 청구한 김영기(가운데)씨 등 순천열차사무소 소속 동료들. 여순민중항쟁전국연합회 제공
여순사건 당시 내란죄를 선고받고 수감 중 행방불명된 철도원 고 김영기(당시 23)씨 등 민간인 희생자 9명에게 검찰이 무죄를 구형했다. 범죄사실을 입증해야 하는 검찰이 무죄라고 판단하면서 이들은 누명을 벗게 됐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13일 광주지법 순천지원 316호 법정에서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합의부(재판장 송백현) 심리로 열린 순천열차사무소 소속 여객차장 김영기씨 등 9명의 민간인 희생자 유족이 청구한 재심사건 첫 공판에서 무죄를 구형했다.

검찰은 이날 “이들의 내란, 국권문란, 포고령 위반 등 범죄사실을 입증할 증거나 자료가 없다”며 “지난해 1월 순천역 기관사 고 장환봉(당시 29)씨 재심의 판례에 비춰볼 때 무죄를 구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어 “여순사건은 지난 시대의 불행이자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역사적 평가는 미루더라도 이들이 국가를 찬탈하고 헌정질서를 교란하기 위해 폭동에 동조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여순사건 민간인 희생자인 김영기씨는 1948년 10월22일 기관사 장환봉씨 등 동료들과 함께 진압군에 영장도 없이 체포됐다. 이어 22일 만인 같은해 11월14일 순천동초등학교에서 열린 군사재판에서 내란·국권문란죄 등으로 사형을 선고받은 뒤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수감 중 목포형무소에 서울 마포형무소로 옮겼다가 50년 6월 말 한국전쟁 초기에 행방불명됐다. 대전형무소에서 숨진 농민 김운경씨 등 8명은 1948년 11월 여천군 율촌면 취적리 율현마을 등지에서 돌연 경찰에 연행됐다. 이어 12월13일 여수에서 열린 군사재판에서 포고령 위반죄 등으로 징역 20년 등을 선고받고 대전형무소에 수감됐다. 이어 2년 뒤 발발한 한국전쟁 초기인 1950년 6월27일~7월1일 대전시 산내동 골령골에서 다른 재소자 1400여명과 함께 학살을 당했다.

유족들은 지난해 1월 재심 재판에서 기관사 장환봉씨의 무죄가 나오자 같은 해 5월12일 2차로 재심을 청구했다. 이어 8개월 만인 지난 1월29일 재심개시 결정을 받았고 이날 첫 공판이 열렸다. 재심을 청구한 아들 김규찬(72·여순민중항쟁전국연합회 지도위원)씨는 “아버지는 당시 군사재판 때도 결백함과 무고함을 주장했다. 좌도 우도 아니고, 성실하게 근무했을 뿐인 아버지가 늦게라도 누명을 벗어 다행스럽다”고 흐느꼈다.

재판부는 오는 6월24일 오후 2시 순천지원 316호 법정에서 김씨 재심사건의 선고공판을 열기로 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제주지법에서 열린 4·3제주 생존수형자 김묘생(92)씨 등 8명의 재심사건 첫 공판에서도 “범죄를 입증할 근거가 없다”며 무죄를 구형한 바 있다. 안관옥 허호준 기자 okah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