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분신한 전남대생 박승희 열사의 영정.
1991년 군사정권의 공안탄압에 맞서 분신했던 전남대생 박승희 열사의 30주기 추모문화제가 열린다.
박승희 열사 분신항거 30주기 추모행사위원회는 오는 19일 오전 3시 광주시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옛 5·18묘지)에서 추모문화제를 마련한다. 이날 행사는 1부 ‘기억의 문을 열고’, 2부 ‘그대를 기리며’, 3부 ‘우리 여기, 새날로’ 순으로 이어진다. 참석자들은 추모시와 편지글을 비롯해 합주, 무용, 합창 등으로 박 열사를 추모하고 그가 꿈꿨던 자주민주 세상의 실현을 다짐한다.
행사에는 박 열사의 아버지 박심배씨 등 가족, 대학 입학 전 목포 정명여고에서 가르쳤던 구신서·고윤혁 교사, 송갑석·조오섭·윤영덕 국회의원 등이 참여한다.
추모행사위는 방역지침에 따라 행사 참여자가 99명으로 제한되자 온라인(
https://bit.ly/박승희유튜브)을 통해 문화제를 생중계한다. 또 박승희 열사의 생애를 돌아보는 아카이브(
박승희열사.org )도 개설한다. 이어 30일까지 전남대 봉지 부근에 박씨 등 91년 분신 열사의 합동분향소를 운영한다. 올가을에는 박 열사의 평전과 추모다큐멘터리를 내놓을 예정이다. 오창규 추모행사위 상임대표는 “박 열사는 30년 전 이날 숨졌지만, 아직도 우리와 함께 살아 있다고 믿는다. 그를 기억하고 계승하며 앞으로 30년을 더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박 열사는 1991년 4월29일 전남대 5·18 광장에서 열린 공안탄압 규탄집회에 참여했다가 백골단이 명지대생 강경대군을 쇠파이프로 타살한 데 항의해 분신한 뒤 같은 해 5월19일 숨지고 말았다. 이를 계기로 노동자와 고교생 등 9명이 잇따라 분신하는 등 젊은이 13명이 숨지고, 전국적으로 2316차례의 집회와 시위가 잇따랐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