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보성군 득량만 어민들이 16일 어선 25척을 동원해 한전의 고흥~보성 송전선로 설치 사업을 반대하는 해상시위를 벌이고 있다. 보성군 제공
전남 보성지역 어민들이 청정해역 득량만을 가로지르는 해저 송전선로 건설에 반대하고 나섰다.
보성군 득량만 해저 고압송전선로 반대대책위원회는 16일 회천면 객산리 일대에서 한전의 15만4천V급 보성~고흥간 송전선로 건설사업에 반대하는 궐기대회를 육상과 해상에서 동시에 열었다. 육상에선 어촌계협의회, 수산업경영인연합회, 낙지통발협회, 자망협회 등에 소속한 어민 150여명이 참가했고, 해상에선 이들이 소유한 어선 25척이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득량만은 신선한 꼬막·전어·낙지 등이 잡히는 국내 제1의 청정어장”이라며 “어민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는 송전선로 개설계획을 전면 백지화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 사업이 득량만 해역의 어장 재생과 자원 회복을 저해하고, 비봉마리나·공룡알 화석지 등 관광자원을 훼손하며 2023년까지 추진 중인 청암항 어촌정비에 차질을 빚게 된다”고 우려했다.
정철수 대책위 공동위원장은 “사업에 따른 해저 생태계 교란, 부유·오염물질 확산, 전자기장 방출, 소음과 진동 발생 등으로 해양환경이 망가진다”며 “한전은 어민들과 보성군에 어떤 협의도 사전에 하지 않았던 만큼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지난달 24일 득량면사무소 광장에서 반대집회를 열었고, 오는 25일에도 겸백면민회관 앞에서 반대시위를 벌이는 등 투쟁을 계속할 예정이다.
보성군 득량만 해저 고압송전선로 반대대책위원회가 16일 회천면 객산리 일대에서 한전의 15만4천V급 보성~고흥간 송전선로 건설사업에 반대하는 궐기대회를 열고 있다.
한전은 고흥군의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전력을 보내기 위해 보성군 겸백·득량·회천면을 관통하는 24km 송전선로와 변전소 1곳을 건설할 계획이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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