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에 걸친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학술조사가 올해 말 마무리된다. 사진은 한라산 백록담과 그 주변의 웅장한 모습이다. 허호준 기자
한라산 형성의 비밀을 밝힐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학술조사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오는 28일 오후 제주시 한라수목원 생태학습관에서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기초학술조사 4차연도 용역 중간보고회’를 연다고 25일 밝혔다.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학술조사는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은 제주도 세계유산본부가 지난 2016년부터 올해까지 4년 동안 진행하는 사업으로 사실상 용역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 학술조사는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보존을 위해 지형과 지질, 동·식물, 기후 등에 대한 기초 자료를 확보해 장기적 대응방안 수립의 학술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세계유산본부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조사 및 한라산 백록담 분화구 바닥의 퇴적층 시추작업 등을 통해 백록담의 형성 시기를 1만9천년 이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하는 성과를 얻었다. 이는 백록담 분화구 바닥 30m 깊이에서 시추해 나온 1만9천년의 방사성 탄소연대를 얻은 데 따른 것이다. 또 백두산에만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진 코멘다이트 암석이 한라산 백록담 남서쪽 이른바 모세왓에서 길이 2.3㎞, 너비 500~600m, 두께 2~6m 규모로 형성된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가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학술조사의 하나로 한라산 퇴적층에 대한 시추작업을 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지난 3월 시작된 올해 학술조사 용역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오는 11월 중순까지 진행한다. 이번 조사에서는 그동안 추진된 지형 ·지질, 동 ·식물 기초조사를 비롯해 이미 구축된 지형자료, 과거 항공사진 비교 등을 통해 지형침식 변화, 식생 변화, 한라산 고지대 일사량 특성 등에 관한 연구가 이뤄진다.
또한 2016년 백록담, 2017년 물장오리, 지난해 사라오름에 이어 올해에는 논고악 산정호수 퇴적층을 시추해 연대측정과 퇴적물 내 생물흔적 등 여러 가지 연구를 진행한다. 이번 보고회에서는 현재까지 진행된 연구 과정과 최종 종합보고서 작성 추진상황 등도 함께 보고된다.
고길림 세계유산본부장은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연구의 토대가 되는 수치화된 지형자료를 구축하고 한라산의 특성과 관련한 기초자료를 확보해 장기적 대응 방안을 세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