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필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장이 9일 제주대에서 ‘세 개의 인간 치매 유발 유전자가 발현되는 치매 복제 돼지 생산기술’의 미국 특허를 얻은 것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제주대 제공
인간에게 치매를 유발하는 알츠하이머성 질환 유전자 세 가지를 돼지에 복제하는 생산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개발돼 치매 연구를 선도할 핵심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치매 원인 규명과 신약개발에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농촌진흥청과 제주대학교는 세계 처음으로 ‘세 개의 인간 치매 유발 유전자가 발현되는 치매 복제 돼지 생산 관련 미국 특허’를 등록했다고 9일 밝혔다.
이와 관련해 연구책임자인 제주대학교 줄기세포연구센터 박세필 센터장은 이날 오전 제주대학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계 처음으로 인간 알츠하이머성 치매 질환 유발 유전자 3개가 동시에 나타나는 돼지 생산은 없었다. 이 기술 개발로 치매 원인 규명과 신약개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지금까지 알츠하이머성 질환 발병 기전 연구 및 신약개발 연구에 실험용 쥐 등 소동물 모델이 이용되고 있으나 종 특이성으로 인체 생리학적 특성과는 차이가 커 연구 결과의 인체 적용에는 문제가 있었다. 이 때문에 사람과 유사한 장기구조와 생리적 특성을 지닌 돼지와 같은 중·대동물을 이용한 질환 모델 생산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돼왔다”고 연구배경을 밝혔다.
박 센터장은 “돼지가 1개의 치매 유전자를 갖는 것도 유의미한 연구인데, 세 가지 유전자를 모두 가진 돼지가 태어났고, 조직학적·유전학적 검토 이후 행동학적으로 치매 증상을 보였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알츠하이머 질환을 유럽연합을 포함한 미국과 일본 시장이 2017년 90억 달러에서 2023년 133억 달러, 205년 1조 달러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국내 시장은 현재 700억원 정도의 수준으로 98%가 수입 의약품에 의존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씨 없는 수박’을 개발한 우장춘 박사를 기리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 연구과제인 우장춘 프로젝트의 하나로 지난 2012년부터 5년 동안 50억원을 투입해 박세필 제주대 줄기세포센터장을 연구책임자로 해 진행됐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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