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제주지역 관광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호황을 누리던 렌터카 업체들이 번호판을 떼어내고 있다.
6일 제주도와 렌터카 업계 등의 말을 종합하면 관광객 급감으로 렌터카 가동률이 크게 떨어지면서 제주도에 자동차대여사업 휴지 허가신청을 하는 렌터카 업체들이 잇따르고 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는 자동차대여사업자는 폐지에 관한 총회 또는 이사회 의결서를 첨부해 시·도지사에게 휴지 신청을 할 수 있다. 이날 현재 제주도에 휴지 신청한 렌터카 업체는 8개 업체에 652대다. 업체당 10~100여대씩 휴지 신청을 했다. 도내 전체 125개 업체 3만303대의 2.1%에 지나지 않지만 휴지 신청을 하는 업체들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도는 보고 있다.
도는 휴지 기간은 1년 이내에 하게 돼 있으나 이번 신청한 업체들은 보통 3~6개월 정도의 휴지 기간을 갖겠다며 신청했다고 말했다.
렌터카 업체들이 휴지 신청을 하는 것은 휴지하게 되면 해당 차량의 보험료가 휴지 기간 만큼 감면돼 지출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차량 매입 시점에 따라 보험료가 다르지만 대개 1대에 매달 5만~10만원 정도의 보험료를 낸다. 도내 렌터카 업체들은 현재 차량 가동률이 10~20% 정도에 머물 정도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전세버스업체도 마찬가지다. 보통 3월에는 학생 수학여행단과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전세버스업계가 성수기를 맞았지만, 올해는 단체 관광객이 없어 올해는 사실상 영업을 중단한 상태나 다름없다. 이 때문에 전세버스는 도내 전체 등록 대수 1882대 가운데 33.4%인 630대가 휴지 신청했다.
도 관계자는 “관광객 급감에 따라 렌터카와 전세버스 가동률이 추락하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업체들이 많다. 차를 세워두고 놀리느니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줄어들 때까지 휴지 신청을 해 보험료 등을 줄이려는 업체들이 잇따를 전망이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지난달 23일 이후 지난 4일까지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16만6천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5만여명에 견줘 52.6%가 줄었고, 외국인 관광객은 4100여명이 찾아 지난해의 10% 수준에 그쳤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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