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제주

한라산 국립공원 지정 50년…국제보호지역으로 성장

등록 2020-03-24 13:35수정 2020-03-24 20:47

1970년 3월 ‘한라산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생물권보전지역·세계자연유산 등 4대 명성
구상나무 쇠퇴·조릿대 번성·개발 압력 직면
한라산 국립공원이 24일로 국립공원 지정 50년을 맞았다.
한라산 국립공원이 24일로 국립공원 지정 50년을 맞았다.

제주사람들은 한라산에서 태어나 한라산 자락에서 살다가 한라산으로 돌아간다는 말이 있다. 한라산은 제주도 그 자체이다.

한라산 국립공원이 지정된 지 24일로 만 50년을 맞았다. 한라산 국립공원은 1970년 3월24일 전국에서 7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국립공원 면적은 지정 당시 133㎢에서 1987년 149㎢로 확대됐고, 지금은 153.3㎢로 더 늘어났다.

한라산은 동·식물의 종 다양성, 빼어난 경관 등에 대한 가치가 높아 자연자원이나 학술적 측면에서 보전·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1966년 10월 한라산을 천연보호구역(천연기념물 제182호)으로 지정해 보호하기에 이르렀다. 1970년 3월24일에는 한라산 천연보호구역을 중심으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체계적으로 보호되기에 이르렀다.

제주역사를 지켜봐 온 한라산은 제주4·3 당시 주민들의 피신처이자 토벌작전의 무대이기도 했다. 사진은 1948년 7~8월 한라산 윗세오름 부근까지 토벌작전에 나선 토벌대원들의 모습이다.
제주역사를 지켜봐 온 한라산은 제주4·3 당시 주민들의 피신처이자 토벌작전의 무대이기도 했다. 사진은 1948년 7~8월 한라산 윗세오름 부근까지 토벌작전에 나선 토벌대원들의 모습이다.

한라산은 숱한 제주역사의 부침을 지켜보기도 했고, 지금도 개발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제주에 부임한 목사나 어사가 제를 지내기 위해 한라산에 올랐고, 일제 강점기 때는 표고버섯 재배 등으로 경제 수탈의 대상과 함께 미군의 공격에 맞서 제주도민들을 동원해 각종 군사시설을 구축하기도 했다.

특히 해방 뒤 제주4·3 때는 중산간 지역 주민들이 군·경 토벌대의 토벌을 피해 한라산 속 밀림지대나 동굴로 숨어들어 갔다가 희생되기도 했고, 무장대와 토벌대의 전투가 벌어지기도 했다. 제주4·3이 사실상 끝난 시점인 1954년 9월에야 ‘한라산 금족령’이 해제돼 한라산 등반이 가능하게 됐다.

한라산 국립공원 내 어승생악에는 일본군들이 미군의 공격에 맞서 유격전을 벌이기 위해 만들었던 토치카진지가 남아있다.
한라산 국립공원 내 어승생악에는 일본군들이 미군의 공격에 맞서 유격전을 벌이기 위해 만들었던 토치카진지가 남아있다.

한라산의 가치가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된 것은 1960년대다. 24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의 말을 들어보면, 한라산 국립공원은 한반도에 자라는 4500여종의 식물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천여종의 식물과 5천여종의 동물이 서식하는 국내 생물종의 50% 이상이 모여있는 생태적 가치가 뛰어난 곳이다.

특히 한라산의 자연적, 학술 가치가 국제적으로 알려지면서 유네스코가 인정하는 생물권보전지역 지정(2002년), 제주 세계자연유산 등재(2007년), 세계지질공원 인증(2009년) 등을 받았고, 한라산 국립공원 내 물장오리습지(2008년)를 비롯해 1100고지 습지(2009년), 숨은물벵듸 습지(2015년) 등이 차례로 람사르습지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한라산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환경훼손과 개발압력 등에 시달리고 있다. 한라산 탐방객을 집계하기 시작한 1974년 이후 지난해까지 한라산을 찾은 누적 탐방객은 2442만9천여명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84만여명이 한라산을 찾았다.

한라산 국립공원이 24일로 국립공원 지정 50년을 맞은 가운데 겨울 한라산의 모습이다.
한라산 국립공원이 24일로 국립공원 지정 50년을 맞은 가운데 겨울 한라산의 모습이다.

한라산 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 문제는 1970년대부터 40여년 가까이 논란을 벌였다. 최근 총선 예비후보로 나왔던 한 인사도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를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국립공원 주변까지 밀어닥친 개발 바람이 부는 것도 문제다. 기후변화 등으로 한라산의 고유종인 구상나무의 최근 20년 동안 평균 고사율이 36%로 3그루 가운데 1그루가 고사했고, 특히 한라산 진달래밭에서 동릉 구간 북동쪽의 고사율은 63%에 이르고 있다. 또 1970년대 이후 한라산 말 방목이 금지되면서 조릿대가 퍼지기 시작해 지금은 한라산 국립공원 북쪽 사면은 대부분 조릿대로 뒤덮여 세계유산본부가 해결방안을 찾는 데 고민하고 있다.

세계유산본부 쪽은 “한라산을 국제적인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명성에 걸맞게 자연생태, 역사, 인문환경 등 종합적인 보전·관리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허호준 기자 hojoon@ha한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