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희생자와 유족 등 국가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제주4·3트라우마센터가 다음달 문을 연다.
제주4·3평화재단은 다음달 6일 제주시 나라키움 제주복합관사(옛 제주세무서 위치)에서 4·3 희생자와 유족들의 숙원인 4·3트라우마센터를 개소해 시범운영에 들어간다고 27일 밝혔다. 국가폭력 희생자들을 위한 트라우마센터 설립은 광주 5·18트라우마센터에 이어 두 번째다.
제주4·3유족회와 4·3연구소 등 관련 단체들은 그동안 4·3으로 인한 피해를 본 희생자와 유족들의 치유를 위해 트라우마센터 설립이 필요하다며 각종 학술대회와 토론회 등을 통해 설립의 타당성을 건의해왔다.
4·3트라우마센터 건립은 제주지역에서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에 나오는 후보자들이 내세우는 주요 공약 가운데 하나이다. 실제로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송재호(제주갑), 오영훈(제주을), 위성곤(서귀포시) 당선인들의 공통 공약이다. 앞서 원희룡 제주지사도 트라우마센터 설립을 공약한 바 있다.
특히 대통령 선거 후보 때 제주지역 공약으로 트라우마센터 건립을 약속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일 제주4·3 추념식에 참석해서도 “트라우마센터 설립 등에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트라우마센터는 4·3 희생자 및 유족 등 국가폭력 피해자들을 위해 개인 및 집단 상담 등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치유 프로그램과 심리교육, 물리 및 한방 치료, 재활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다. 제주도는 올해 6억5400만원을 센터 운영에 지원한다.
트라우마센터는 국립센터 설립이 법제화 될 때까지 제주와 광주 등 2곳에서 시범 운영한다. 트라우마 치유 대상자는 4·3 후유장애인과 1세대 유족, 기타 국가폭력 피해자 등 모두 1만8천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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