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오래 거주할수록 삼나무 꽃가루 알레르기 발병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제주대학교 환경보건센터(센터장 강주완)는 ‘삼나무 꽃가루에 대한 알레르기 감작(민감 상태로 만드는 일)과 거주 기간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 2년 6개월 이상 제주도에 거주한 경우 이러한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센터는 지난 2016년부터 삼나무 꽃가루에 대한 노출 기간과 알레르기 감작 관계를 연구하고 있다.
센터는 다른 지역에 견줘 고온다습한 제주도의 기후환경이 삼나무 꽃가루 농도가 증가하는 원인이 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제주에 계속 거주하는 주민들이 정착민(제주 유입 인구)보다 삼나무 꽃가루 알레르기 감작률이 높은 요인으로 분석됐다고 덧붙였다.
센터는 제주도민과 정착민 간의 감작률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전체 연구 대상자의 감작률은 유럽 진드기와 미국 진드기가 각각 20.9%였고, 제주도에 있는 일본 삼나무가 6.3%의 순으로 나왔다. 이어 2차연도인 올해 연구 결과에서는 일본 삼나무의 감작률이 8.3%로 나와 제주도민이 정착민보다 삼나무 꽃가루 알레르기 감작률이 높았다.
센터 관계자는 “진드기의 경우는 감작률이 높지만 제주도민과 정착민 간에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일본 삼나무 감작률은 제주도민이 정착민에 견줘 통계적으로 높은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삼나무 꽃가루는 1월 하순부터 4월 중순까지 나타나며, 알레르기 비염이나 아토피 피부염, 알레르기성 결막염 등 봄철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2년 동안 추적 관찰을 통해 제주도민과 제주 유입 인구의 삼나무 꽃가루 감작률의 변화를 분석하고 정착민의 삼나무 노출 기간과 감작률의 변화도 분석할 예정이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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