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 남창원농협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이곳을 이용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임시 선별검사소 앞에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경남 창원의 한 대형마트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6일 오후 5시까지 28명이 확진됐다. 검사 대상자만 3만명에 달하는 탓에 폭염 속에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속수무책으로 여러 시간을 기다려야 했고, 이 가운데 일부 시민은 열기를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기도 했다. 방역당국은 이들에 대한 검사 결과가 다 나오기까지 닷새 가량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경남도는 “6일 오후 5시 기준 창원시 성산구 남창원농협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집단감염 관련 확진자는 종사자 14명, 종사자의 가족 등 접촉자 6명, 이용자 8명 등 28명이다. 지난 5일부터 관련자 검사를 시작했는데, 현재까지 1만900명을 검사해 양성 28명, 음성 1만634명 등 1만662명의 결과가 나왔고, 238명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앞서 지난 2일 남창원농협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1층 매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 1명이 처음 발생했다. 이튿날 6명이 추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창원시는 1층 매장 종사자 180여명 모두를 검사해, 4일 7명의 확진자를 추가로 발견했다. 창원시 권고에 따라 남창원농협은 4일 저녁 6시 영업을 중지하고, 모든 종사자를 자가격리시켰다.
역학조사 결과, 확진자들에게 처음으로 증상이 나타난 날은 지난달 28일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창원시는 최초 증상발현일 이틀 전인 지난달 26일부터 매장 영업을 중지한 지난 4일까지 열흘 사이에 남창원농협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를 방문한 사람에게 모두 검사를 받으라는 재난문자를 지난 4일 저녁 8시께 발송했다. 남창원농협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하루 이용자는 평균 3000여명으로, 검사대상자는 3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점포는 창원시민은 물론 인근 김해시와 함안군 주민들도 이용한다. 6일 오후 5시 현재 확진자 28명의 거주지는 창원 20명, 김해 6명, 함안 2명 등이다.
지난 5일에는 재난문자를 받은 시민들이 대거 검사를 받으려 몰리면서 불편함이 가중됐다.
방역당국은 애초 5일 오전 10시부터 검사를 시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아침 6시께부터 시민들이 몰려들기 시작해 이내 긴 줄을 이뤘다. 시민들은 뙤약볕 아래에서 몇 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이날 시민 6명은 폭염을 견디지 못해 쓰러지기도 했다.
창원시는 시내 3개 보건소로는 검사를 감당할 수 없어, 창원 만남의 광장, 용지 문화공원, 가음정공원, 마산역광장, 팔용미관광장 등 5곳에 임시 선별검사소를 서둘러 추가 설치했다. 경남도도 시민의 대기 시간을 줄이려고 시·군에서 검체 채취인력 32명을 뽑아 창원시에 긴급히 지원했다.
창원에서는 하루 최대 1만명을 검사할 수 있다. 시 당국은 남창원농협과 관련 없는 검사자도 있기 때문에 남창원농협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관련 이용자 검사를 마치려면 나흘 이상 걸릴 것으로 예측했다. 검사를 받더라도 결과는 하루 정도 더 기다려야 나온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긴박한 상황에서 미흡한 점이 많았다. 불볕더위 속에서도 검사를 받으러 오신 많은 시민께 불편을 끼쳐 드려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사과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앞으로는 불편이 없도록 면밀하게 살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창원시는 6일 0시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격상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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