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대구 서구 중리동 엘피지(LPG) 충전소에서 폭발 사고가 나 화재가 발생했다. 직원과 충전 중이던 택시 기사 등 8명이 화상을 입었다. 와이티엔 화면 갈무리
대구의 한 엘피지(LPG·액화석유가스) 충전소가 갑자기 폭발하면서 3명이 중상을 입는 등 모두 8명이 다쳤다.
16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가스 폭발은 대구 서구 중리동에 있는 한 엘피지 충전소에서 일어났다. 오후 5시29분쯤 폭발과 함께 불이 붙었지만 20여분 만에 완전히 꺼졌다. “충전소에 불이 났다”란 신고를 받고 소방차 등 55대와 진화 인력 92명이 출동했다. 한때 소방당국이 소방대응 2단계를 발령하며 추가 피해 등 긴장감이 감돌았으나 불이 번지지는 않았다.
부상자 8명 중 6명은 충전소 직원 등 관계자이며, 2명은 손님이다. 충전소 관계자 3명은 양쪽 다리 3도 화상(40%)과 전신 2도 화상(80%)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그 외 충전소 관계자 2명은 2도 화상을 입었고, 나머지 1명은 연기만 흡입했다. 차량을 주차한 뒤 충전 중이던 손님 2명 중 1명은 뒷목 1도 화상을 입고, 나머지 손님은 흉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모두 인근 5개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고 목격자들은 갑자기 폭발음이 들렸다고 말했다. 가스 폭발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 다만 소방당국은 차량에 가스를 충전하는 과정에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한다.
이번 화재로 가스 충전 기계와 가스 운반용 대형 탱크로리 등이 그을리는 등 불에 탔다. 다행히 충전소 밖까지는 불이 번지지 않았다. 관할 구청인 서구청은 주민들에게 대피를 안내하는 긴급 안전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추가 폭발 위험은 없다고 보고, 감식 인원을 현장에 투입했다. 정밀 감식 활동은 17일로 예정돼 있다.
사고가 난 충전소는 서대구일반산업단지 안에 위치해 있다. 주변에는 택시 회사와 렌터카 회사가 자리하고 있다.
엘피지 충전소 폭발 사고는 드문 편이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4월 광주광역시 광산구에서 사고가 있었다. 당시 폭발 원인은 충전소 내에서 엘피지 탱크로리가 가스를 충전하던 중 기계실에서 이상 현상이 발생해 가스가 새어 나왔고 폭발로 이어졌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김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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