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위원회가 부산 기장군 장안읍 기장도예촌에 건설하려는 부산촬영소 조감도. 부산시 제공
부산시가 ‘영화의 도시’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영화 제작 기반시설이 부족하다는 오명을 벗기 위해 야외 촬영세트장을 설치할 수 있는 임시 공간을 마련하고, 실내 촬영을 할 수 있는 스튜디오를 추가로 짓는다.
부산시는 22일 부산영상위원회, 한국수자원공사 부산에코델타시티 사업단과 야외세트 부지 활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개발하는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터 25만3천㎡를 적어도 2028년까지 야외 촬영세트장으로 활용한다는 것이 협약의 뼈대다.
디지털물류시범지역과 산업지구 등이 들어설 에코델타시티에는 현재 지반공사가 끝났고 도로가 만들어졌다. 건물이 들어설 때까지 한국수자원공사가 이곳을 야외 촬영세트장으로 빌려주면, 영화제작소는 임대료·전기세·수돗세 등을 부담하고 사용한다.
부산시가 에코델타시티 터에 야외 촬영세트장을 추진하는 것은 영화진흥위원회가 10여년 전부터 부산 기장군 장안읍 기장도예촌에 7만5천여㎡ 규모의 야외세트장 전용 공간과 실내스튜디오 3채 등을 갖춘 영화 촬영소를 추진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착공조차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부산시는 실내스튜디오 1곳을 더 건립하기로 하고, 4월부터 여섯달 동안 실내스튜디오 장소와 규모 등을 연구하는 용역에 들어간다. 내년에 착공에 들어가 500여억원을 들여서 2027년 완공할 계획이다.
현재 실내스튜디오는 전국 44곳에 있다. 이 가운데 34곳이 수도권에 있다. 부산·광주·제주 등엔 1곳, 대전에 2곳이 있다. 부산 실내스튜디오는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에 있다. 2채인데 면적이 1650㎡와 825㎡다. 지난 3년 동안 이곳을 사용하겠다고 신청한 영화는 95편인데, 겨우 24편(25.3%)만 이용했다. 부산시가 실내스튜디오 1곳을 더 건립하겠다고 나선 이유다.
부산시 관계자는 “현재 부산에 야외 촬영세트장을 설치하는 곳이 없어서 실내스튜디오에서 작업한 영화제작자들이 수도권 등으로 가서 야외 촬영을 하고 있다. 에코델타시티에 야외 촬영세트장을 설치하면 영화제작자들이 먼 곳으로 가지 않아도 된다. 임대료 산정 기준이 끝나면 올해 상반기부터 야외 촬영세트장 이용이 가능할 것이다”고 밝혔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