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와 사내하청지회,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8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15일 현대중공업 노조의 쟁의행위 찬반투표 때 사상 처음으로 하청노동자들을 상대로 하청 요구안 찬반투표도 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제공
현대중공업 노조가 쟁의행위 결의를 위한 조합원총회에 하청노동자들을 참여시켜 이들의 임금단체협상안에 대한 찬반투표도 함께 열기로 했다. 국내 대기업 노조가 조합원총회에 하청 노동자들을 참여시키는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와 사내하청지회,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8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현대중공업지부는 지난 4일 중앙쟁의대책위 회의를 열고, 오는 15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와 하청노동자 총투표를 동시에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대중공업지부(원청)와 하청지회는 지난해 9월부터 하나의 노조(1사1조직)로 통합돼 운영되고 있다. 이제 하청노동자들이 지부의 총회에 참여해 자신들의 요구사항에 대해 직접 투표권을 행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하청지회는 애초 민주노총 금속노조 울산지부 소속이었으나, 지난해 9월부터 현대중공업지부의 한 지회로 편입됐다.
하청노동자들이 참여하는 총투표는 현대중공업지부가 올해 교섭에서 하청 노동자들을 위해 회사 쪽에 요구한 △임금 25% 인상 △정규직과 동일한 성과금·학자금·명절귀향비·휴가비 지급과 유급 휴가·휴일 실시 등 6개항에 대한 찬반이다. 노조는 이들 요구안에 대해 노조 가입 여부와 상관없이 1만4천여명의 전체 하청노동자를 대상으로 15일 찬반투표를 벌일 방침이다. 이와 함께 노조는 이날 원청 정규직 조합원 1만1천여명을 상대로 회사 쪽의 교섭 지연에 따른 쟁의행위 찬반투표도 벌일 예정이다.
노조는 8일 기자회견에서 “지난 6월11일 하청조합원 조직 확대 선언 이후 하청노동자들이 꾸준히 노조에 가입하고 있지만, 아직 모두를 포괄하지는 못하고 있다. 앞으로 원·하청 노조가 공동투쟁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하청노동자 요구안 총투표를 하게 됐다. 하청노동자들의 의사가 지부의 정책에 반영돼 1사1조직의 진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회사 쪽은 “현대중공업지부 노조의 쟁의조정 신청에 대해 중앙노동위는 지난 5일 조정 대상이 아니라고 행정 지도했다. 지부 노조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른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신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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