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하철 노조가 사용자인 부산교통공사와의 임금 및 단체협상 결렬로 10일 새벽 5시 첫차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이날 기관사 파업으로 시작해 오전 9시부터 기술·역무·차량정비 등 모든 분야의 조합원들도 순차적으로 파업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전체 조합원 3400여명 가운데 필수 유지 업무인력 1000여명을 뺀 2400여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노조는 전동차 운행률이 평일에 견줘 61.5%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공사는 비상운전요원과 기술 분야 필수인력을 현장에 투입했다. 파업 첫날인 이날 출근 시간(아침 7~9시)에 도시철도는 평소와 같이 4분가량 간격으로 정상 운행됐다. 퇴근 시간(오후 6~8시)에도 평일과 같이 전동차를 운행할 예정이라고 공사는 설명했다. 하지만 1호선 기준으로 출·퇴근 시간이 아닌 낮 시간대(오전 9시~오후 5시) 배차 간격은 평일 6분가량에서 10분가량으로 늘어나는 등 배차 간격이 적게는 4분에서 많게는 6분까지 늘어난다. 전체 열차운행 편수도 평일 1325차례 운행에서 1057차례로 줄어든다. 도시철도 1호선 시청역에서 만난 권아무개(54)씨는 “평소와 다른 점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시민 불편이 없도록 노사가 한발씩 양보해 합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사 교섭에서 최대 쟁점은 임금인상률이었다. 노조는 지난 9일 공사와의 최종 교섭에서 임금인상률을 기존 4.3%에서 1.8%로 낮춰 공사 쪽에 제시했는데, 공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임금 동결을 고집했고, 결국 노사는 접점을 찾지 못했다. 공사 관계자는 “평균 임금(지난해 기준 6807만원)이 타 시·도 도시철도 기관에 견줘 가장 높다”고 말했다. 노조 관계자는 “행정안전부 지침에 근거해 공무원 임금인상률과 동일한 1.8% 인상 수준으로 양보했는데, 공사가 거부해 교섭 의지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파업을 선언했다”고 말했다.
노조는 재협상 여지를 열어놨다. 최무덕 부산지하철 노조위원장은 “12일까지 총파업을 벌인 뒤 공사의 전향적인 제안이 있을 경우 재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이날 연제구의 부산시청 앞에서 파업 출정식을 연 뒤 부산진구에 있는 부산교통공사 건물까지 3.8㎞를 행진했다.
부산시는 주요 도시철도 역사에 230여명의 공무원을 배치하고, 교통방송과 교통정보 알림판에 도시철도 운행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릴 예정이다.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택시부제 해제, 시내버스 배차 확대 등 대체 교통수단을 확보할 계획이다.
앞서 노사는 지난 4월부터 12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다. 노조는 지난달 11~13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해 81.5%의 찬성률로 쟁의행위 돌입을 결정했다. 노사는 지난 4일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서 마지막 노동쟁의 조정회의를 열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사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