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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영남

교장들의 갑질 백태

등록 2019-07-17 05:00

생각하는 의자에 앉혀서 모욕 주기 등
교사 10명 중 2명 각종 언어 폭력 경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산지부가 학교 관리자의 갑질 설문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전교조 부산지부 제공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산지부가 학교 관리자의 갑질 설문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전교조 부산지부 제공
#1. ㄱ고 교장은 일부 교사들이 못마땅했다. 이에 그는 교무실에 교사들을 불러 작은 의자에 앉으라고 했다. 이른바 생각하는 의자다. 생각하는 의자는 과거 초등학생이 잘못하면 조용히 앉아서 반성하도록 하는 체벌의 하나다. 교장은 생각하는 의자에 앉은 교사들에게 고성을 지르고 막말을 했다고 한다.

#2. ㄴ초등학교 교장은 한 교사를 불러서 자녀 결혼식 하객을 실어 나르는 차량에 넣어줄 몇백장의 간식 봉투를 만들라고 했다. 교사가 말없이 봉투를 만들자 이번에는 청첩장에 주소를 붙이고 발송하라고 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부산지부가 16일 교장·교감 등 학교 관리자의 갑질 근절을 위한 설문을 벌여 결과를 공개했다. 설문은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15일까지 부산의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전체 교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전체 교사 2만9천여명 가운데 사립유치원 교사를 뺀 2만6천여명에게 부산시교육청 업무메일 시스템을 이용해 온라인 설문을 보냈는데 1412명(5.4%)이 응답했다.

‘관리자의 갑질 사례가 있다면 적어달라’는 주관식 설문에 응답자의 41.3%(584명)가 사례를 적었다. 주관적이기는 하지만 10명 가운데 4명꼴로 갑질을 당했다고 고백한 것이다. 공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았다. 퇴근하는 교사에게 관리자의 옷을 세탁소에 맡겨달라고 하기, 자녀 결혼식에 방과후 오케스트라 강사 축하 연주 강요, 보조교사에게 방학 기간 밥짓기와 사적인 모임에 가져갈 채소 손질 시키기 등이다.

과도한 권위의식이 낳은 갑질도 있었다. 교장실에서 나갈 때는 앞을 보고 뒷걸음질을 쳐서 나가라고 하고, 인사하는 것을 못 봤다는 이유로 교무실에서 해당 교사에게 소리를 지른 교장도 있었다. 한 초등학교 관리자는 방학 때 교사에게 자신의 점심을 챙기게 했다.

설문 응답자의 24.1%는 반말이나 욕설 등의 언어 폭력을 당했다고 답했다. 유치원(37.2%), 초등학교(27.1%), 국공립고등학교(25.3%), 국공립중학교(20.8%), 사립고등학교(20.7%), 사립중학교(20%), 특수학교(16.6%) 차례였다.

전교조 부산지부는 “대다수의 학교 관리자가 갑질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학교 현장에서 관리자의 갑질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교육당국은 갑질 관리자를 조사해서 인사 조처하고 근본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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